> 오피니언 > 경일춘추
잊혀진 계절
민영인(귀농인·중국어강사)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0.29  16:23:3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민영인

어김없이 이맘때면 라디오와 방송, 노래방 등에서는 80년대 가수 이용이 히트시킨 ‘잊혀진 계절’이 흘러나온다. 이 노래가 유행했던 시절 나는 1982년 고교 졸업반이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 졌지요…”라며 가성 섞인 유행가를 목이 터져라 불렀던 때가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연령대별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자동차 속도와 같다고 한다. 20대는 20km, 50대는 50km, 70대는 70km. 이제는 나도 이 말을 듣고 그냥 웃어넘기지 못하고 뭔가 심각해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子在川上曰’(자재천 상왈·공자가 냇가에서 말씀하시길), ‘逝者如斯夫, 不舍晝夜’(서자여사부, 불사주야·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아서, 밤낮을 가리지 않는구나.

論語(논어) 子罕篇(자한편)에 나오는 구절로 ‘흘러가는 시냇물과 같이 시간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라 결코 붙잡을 수 없으니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정신 줄 놓고 살아서는 안 된다’라는 뜻이다.

내가 문화관광해설사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산청 동의보감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연령대들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특히 요즈음에는 어르신들의 나들이가 부쩍 많아졌다. 다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그냥 생물학적 100세는 의미가 없으므로 항상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100세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고 있고 그 지나간 순간이 모여 추억이 된다. 지나간 시간에는 언제나 진한 아쉬움이 배어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모두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일본의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해 99세인 2010년에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간했으며 이 시집은 무려 150만부 이상이 팔려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인생이란 늘 지금부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약해지지 마!” 시바토 도요의 시 ‘나의 궤적·아침은 반드시 온다’ 중에 나오는 구절이다.

경일춘추 원고청탁을 받고 뭘 쓸까 고민하다 벌써 8회로 마지막이 됐다. 그냥 살아가면서 느끼는 이야기를 적고자 했는데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까 하는 궁금함도 생기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금을 회상할 좋은 소재가 될 것으로 여기며 내년 시월의 마지막 밤은 올해보다 조금 더 밝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민영인(귀농인·중국어강사)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