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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과 수돗물
전범구(k-water 경남서부권관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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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1  16: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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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구

뉴스를 제외하곤 TV와 친하지 않은 필자도 웬만하면 빼놓지 않고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특정 공중파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것이 좀 그렇긴하지만 ‘복면가왕’과 ‘수상한 가수’가 그것이다.

복면가왕은 실력자이지만 지금은 잊혀진 가수 혹은 탤런트 심지어 체육인 등이 복면을 쓰고 나와 가창력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대결에서 진 출연자는 가면을 벗어 본래의 얼굴을 드러내고 이긴 출연자는 계속 복면을 쓴 상태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 가창력 대결을 이어간다. 일반적으로 가창력 있는 가수가 복면가왕이 되지만 가끔 배우나 개그맨이 2 ~ 3라운드까지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복면을 쓴 출연자가 누굴까’하는 패널들의 궁금증과 수다는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해 주기도 한다.

‘수상한 가수’는 개그맨·배우 등이 무대에서 마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립싱크를 하고 실제로는 무대 뒤에서 다른이가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를 들려준다. 두 프로그램 모두 출연자에 대한 이미지·외모·직업등 선입감이나 편견을 버리고 순수하게 가창력으로만 노래 배틀을 펼친다.

생뚱맞게 위 두가지 프로그램을 언급한 것은 ‘수돗물’이 생각나서다.

내가 근무하는 k-water에서는 정화한 물을 페트병에 담아 시민들에게 나누어 줄 때가 더러 있다. 이때 시민들의 반응은 처음에 좋아하다가도 “수돗물입니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시기를 꺼린다. 심지어 초등학생이 “수돗물을 3번이나 마셨어요, 어떡하죠”라며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놀란 듯이 인터넷 지식창에 문의를 올리기도한다. 이는 모두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물 관리자로서 일반인의 수돗물 불신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

사실, 노래 배틀 복면가왕처럼 물 분야에서도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눈을 감기고 몇가지 종류의 물을 마셔보게하고 “어떤 물이 가장 좋냐”하는 데스트이다. 수돗물이 정수기물·생수·지하수 등 다른 종류의 ‘물’ 못지 않게 선호도가 높다. 수질검사를 해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정수기물보다는 미네랄이 더 많고 1병에 500~1000원하는 국·내외 유명 생수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가창력 즉 수질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 예를 들면 부정적 인식 등으로 인해 수돗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수질, 물 성분과는 무관하게 수돗물이 너무 저평가 받고 있는 것 같아 아쉽고 씁쓸하다.

 

전범구(k-water 경남서부권관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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