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계미(雉鷄米)
치계미(雉鷄米)
  • 경남일보
  • 승인 2017.11.06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기와 세시풍속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그 즈음이면 벌이는 행사들이 있다. 입동(立冬)즈음이면 겨우살이에 필요한 곡식을 저정하고 겨울을 잘 지내게 해달라는 고사를 지낸다. 김장 준비로 바빠지고 이 때 담그는 장맛이 최고라 하여 햇콩으로 장 담그기에 바빠진다.

▶자연의 순리이다. 나무와 풀, 곤충이 겨울나기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사람도 겨울준비에 나서는 것이다. 바로 입동즈음이다. 이듬해를 위해 보리파종을 서두르고 나면 비로소 생각나는 것이 있다. 추위를 견디기에는 체력이 달리는 노인들을 잘 모셔서 새 봄을 맞이할 준비이다.

▶그래서 세시풍속에는 입동즈음 치르는 치계미라는 행사가 있다. 꿩과 닭, 그리고 쌀이란 뜻으로 원래는 사또의 반찬값이란 의미의 촌지를 두고 한 말이지만 노인을 공경하는 잔치를 같은 의미로 추계미라 했다. 꿩이나 닭으로 요리를 하고 햅쌀로 밥을 지어 노인들을 공경하는 잔치를 이즈음에 벌인 것이다.

▶오늘이 입동(立冬)이다. 치계미(雉鷄米)는 없을지라도 주변의 노인시설을 돌아보며 겨울나기를 점검해 볼 때이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의 겨울은 긴 고난의 연속이다. 풍요속의 소외는 더욱 견디기 힘들다. 치계미를 하는 심정으로 소외계층을 돌보는 인보정신은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입동즈음에는 치계미정신이 필요하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