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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에 대한 기억
전범구(k-water경남서부권관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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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7  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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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구
“40대 교수는 어려운 것만, 50대 교수는 중요한 것만, 그리고 60대 교수는 생각나는 것만 가르친다” 어느 유명 노(老)교수님이 강의하면서 던진 우스갯소리다. 나이 들면서 기억력 감퇴를 실감한다. 동료들 이름을 잊거나, 단어 앞글자만 생각이 나 인터넷 검색조차 곤란한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갑자기 할 말을 잃어 “그것 있잖아…그거 ”, “저기…”등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점점 빈번해 진다.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데 하다가도 쉽지 않음을 깨닫곤 이내 포기한다.

얼마 전, 미국 휴스턴 시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틀 만에 약 1500mm의 비가 내렸다. 재산피해가 최대 2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우량이 1274mm이니 일년에 내릴 비가 단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 한마디로 ‘양동이로 물을 쏟아 부은 격’이다. TV화면에는 저수지가 된 고속도로,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주택가의 침수, 대피소로 피신한 수만명의 주민들…, 이러한 광경은 참으로 잔혹하고 처참했다. 불과 몇 달 전이니 대부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이젠.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유사한 홍수피해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2002년과 2003년도의 태풍 루사와 매미가 그랬다.

태풍 루사 때는 강릉시에 하루 870mm의 비가 내렸다. 지난 9월 물난리를 겪은 부산 강우량의 3배이다. 강릉시내 전체가 물바다가 되고 댐이 붕괴돼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에서는 댐 안전성 강화를 위해 치수능력 제고사업을 펼쳤다. 극한 홍수로 댐에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댐 방류설비를 확충하는 사업이다. 남강댐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완료됐거나 현재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진주의 남강댐은 방류 설비 확충 위치(남강본류. 가화천 쪽)에 따라 지자체간 이해가 달라 추진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설마 그 정도의 비가 올까’하는 지역민의 방관자적인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망각의 계절, 지역민에게 15년 전 강원도 강릉지역의 대홍수는 미래에 다시는 오지 않을, 이제는 아예 기억에서도 지워진 과거로 치부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를 극한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 과거 기억을 되살려 보는 것이 그 출발점이 아닐까.


전범구(k-water경남서부권관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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