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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남한산성에 가두려는 역주행
윤창술(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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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7  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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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극장가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남한산성’이 화제다. 당쟁이 가져온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한 이 영화의 배경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으로 쫓겨 들어온 인조 임금을 둘러싼 47일간의 기록물이다. 중원의 지배자로 급부상한 청나라에 고개를 숙여서라도 나라의 안위를 도모하자는 주화파의 주장과, 결코 굴복할 수 없다는 주전파의 결사항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정작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내몰린 채 속수무책임에도 말이다. 본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양측 주장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인조 임금이 수도를 버리고 남한산성으로 피하는 바람에 ‘국가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국립대학 간 연합·통합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부재정지원사업이 강하게 추진되었으나 새정부에서는 시장논리에 맡긴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새정부 출범 후에도 일부 거점국립대가 연합국립대 추진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국립대학 간 격차 문제, 중소국립대와의 관계 설정, 거점국립대간의 학문이나 특성화 문제까지 고려할 때 이는 단시간 내에 조율이 가능한 게 아니었던지 지금은 주춤해진듯하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연합이니, 통합이니 하는 기존 프로그램의 실행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영화 남한산성이 연상된다. 영화와 역사는 삼전도의 굴욕으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일부 국립대학은 현재진행형이다. 무릇 대학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고 이를 구체화 하는 디테일이 필수다. 국립대학 간 연합이나 통합 정책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1도 1국립대라는 사전 정지작업이 구축되거나 거점국립대 또는 중소국립대만의 특성화영역이 자리매김 되는 등 정부 차원의 큰 그림이 정해진 이후에나 가능하고 또 매우 정교한 디테일도 요구된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던 전제 조건들이 실현되었다는 얘기를 아직 들은 바 없다.

새정부 국정과제 키워드의 하나가 지역균형발전이다. 교육부장관은 그 연장선상에서 지방대학, 강소대학 등의 강화를 강조하고 있고 지난 봄에는 대부분 지방에 소재한 국공립대의 비율을 현재 24%에서 40% 수준으로 높여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국혁신도시협의회에서는 지방혁신도시에 수도권의 신설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하였으며 광주ㆍ전남 공동혁신도시는 한전공과대학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향후 방향은 지방의 국공립대학 숫자를 늘리거나 적어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마땅하다. 게다가 여러 가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국립대학도 ‘친청반명’이라는 외골수가 결국 조선을 남한산성에 갇히게 했던 그런 악조건은 아니다. 여론의 지향점은 연합이나 통합만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지만 현재의 정답은 아닌듯하다. 그럼에도 오히려 국립대학의 안에서부터 먼저 자중지란이 일까 우려된다. ‘통합찬반’이라는 이분법이 난무하는 분위기에선 그 어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해법도 나올 수 없다. 이제는 지난 시절 흐트러졌던 분위기를 잘 추스려 각자가 반전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는 영화 남한산성의 대사처럼 국립대학의 운명을 스스로 조급하게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방의 국립대학이 축소되거나 스러지는 나락으로 자멸하는 건 장기적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대선의 주요공약이었던 대학 입시정책의 개혁도 논란이 일자 일단 유보하지 않았던가. 혁신도시의 메카인 진주는 교육도시의 메카이기도 하다. 지금은 국가기관인 진주의 3개 국립대학이 각자도생에 몰입하여 각자 경쟁력을 높이는 게 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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