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지옥 같은 채무를 이겨낸 진주, 박수부터 받아야 한다
강길선(진주시의원)
[의정칼럼] 지옥 같은 채무를 이겨낸 진주, 박수부터 받아야 한다
강길선(진주시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11.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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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빚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부채는 이미 1000조 원에 육박했고 가계부채는 1400조 원에 이르렀다. 여기에 500조 원이 넘는 공기업 부채까지 더하게 되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말 그대로 정부나 가계나 빚 때문에 지출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원금은커녕 이자 내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다. 한국일보가 지난 11월 6일 저명한 경제학자, 금융인, 전직 관료, 대·중소기업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현재 한국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를 ‘부채’라고 입을 모은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한 때 진주시도 말도 못하게 부채 문제가 심각했다. 2010년 현 진주시장인 이창희 시장이 당선되고 물려받은 진주시의 재정은 악성채무만 무려 1200억 원에 이르는 매우 불량한 상황이었다. 당시 예산이 1조원도 안 되는 시에 채무만 1000억 원이 넘다 보니 갚을 엄두도 안 나고 이를 전 시장 탓으로 돌리고 외면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주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더 써서 생색내고 싶었겠지만 이를 꾹 참고 오히려 마이너스 추경만 세 차례나 하며 허리띠를 조르고 또 졸랐다. 그 결과 지난 해 진주시는 도내 최초로 빚 없는 도시를 달성했다.

그런데 이러한 진주시에 박수를 쳐주지는 못할망정 야속하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진주시가 빚에 허덕일 때에는 빚이 많아서 진주시가 무너진다고 비판하던 이들이 이제는 진주시가 돈을 저축한다고 비판을 하고 있다. 현재 진주시는 2010년 악몽 같은 빚을 이겨내고 혁신도시 정착, 기업 유치 및 투자 유치를 이루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세 수입이 크게 늘어났는데, 순세계잉여금이 2014년 이후로 매년 늘어나 2014년에 1600억 원, 2015년에 2800억 원, 2016년 3100억 원에 이르렀다.

돈을 아낀다고 무작정 비판하는 야속한 이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다. 첫째, 진주시는 쓸 곳에 안 쓴 것이 아니며 또 쓰기로 약속한 걸 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예비비로 모아서 대형국책사업과 공공투자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재원으로 저축한 것임을 여러 차례 천명했으며 이 점은 눈속임으로 순세계잉여금을 늘리는 다른 지자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다. 둘째, 진주시는 전국 다른 지자체가 부러워하는 국책사업과 대형역점사업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 우주항공산단, 뿌리산단, 상평산단 재생, 터미널 도시개발, 진주대첩광장, 공영차고지, 농업기술센터, 안락공원 현대화, 구 진주역 개발 등 진주의 성장동력과 직결되는 대형 사업들 말이다. 이 사업들만 합쳐도 2020년까지 3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소요되니 현재 진주시의 순세계잉여금 규모와 비슷하다.

이렇게나 많은 대형국책사업과 공공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 모든 것이 진주시의 미래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서 언급한 한국일보의 경제전문가 50인의 설문조사는 위기예방과 경제발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 두 가지를 물었는데, 단연 ‘부채관리’와 ‘미래 성장전략 마련 및 실행’을 뽑았다. 불과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진주시는 바로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데, 쓴 소리를 들어야 하니 얼마나 억울할까.

그렇지만 진주시도 예상보다 늘어난 수입에 대해서 저축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일반기업과는 달리 공공예산은 회계독립의원직을 염두에 두어햐 할 것이다. 지역경제가 살아날수록 커져가는 지역 간 격차와 소득 양극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적시적재적소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빚을 내지 않고도 돈을 쓸 수 있으니 우선은 기뻐할 일이지만 이제는 제 때에 잘 쓰기 위해서도 노력해주길 기대한다.

 
강길선(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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