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시조와 현대시조
김형진(시조시인)
옛시조와 현대시조
김형진(시조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11.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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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시조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시대, 길이, 장의 수, 대상(독자) 등이 있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폭이 넓다.

우리 시조에 있어 시대를 중심으로 나눈 옛시조와 현대시조로 구분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그 요소는 대개 네 가지로 돼 있다.

첫 번째가 제목의 유무이다. 옛시조는 제목이 없고, 현대시조는 제목이 있다. 옛시조는 제목이 없기 때문에 시조의 제목 대신에 초장 제 1구에 해당하는 글자 7자(3,4부분)를 제목 대신으로 쓰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나, 남명 조식 선생의 ‘두류산 양단수를’ 이 초장 제 1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제목을 대신하는 좋은 예이다.

그런데 옛시조를 석자만 해도 제목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같은 이름(시조의)이 수 없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생겨 퍽 혼란스러울 수 있어서 7자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문헌 등에서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로 옛시조는 대부분 단수이고, 현대시조는 단수인 경우도 있지만 두 수를 넘어 여러 수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대시조 중에서 조주환 시인의 ‘사할린의 민들레’ 는 1226수, 필자의 ‘가산오광대’ 는 38수,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는 10수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옛시조도 현대시조도 단수의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경우는 다른 기준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갑오경장 이전에 쓴 시조는 옛시조로, 갑오경장 이후에 쓴 시조는 현대시조로 분류한다. 1894년에서 1896년에 걸친 갑오경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명확한 구분의 기준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다른 기준과 맞물려 애매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네 번째로 옛시조는 작품 속에 예스러운 표현이 많이 보이게 되고, 현대시조는 예스러운 표현 보다는 현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 많다.

갑오경장 이전과 이후 양 시대를 살면서 시조를 쓴 시조시인이 있을 경우 같은 시인이 예스러운 표현의 옛시조를 써 오다가 갑오경장 이후부터는 하루아침에 두부모 썰 듯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예스러운 표현이 양쪽 다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옛시조와 현대시조를 구분 하는 데는 전기한 네 항목의 구분 기준을 모두 참고해 구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계절, 잊어지고 있는 우리시조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김형진(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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