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공공건축물의 화려한 부활
폐기된 공공건축물의 화려한 부활
  • 정희성
  • 승인 2017.11.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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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흐에서 마네까지…미술관이 된 역사<驛舍>
 
<1>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마타데로 아트지구
<2>영화사와 맥주 양조장의 변신
<3>고흐에서 마네까지…미술관이 된 역사<驛舍>
<4>‘보존’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5>군산의 랜드마크, 근대문화지구.
1900년대 당시 철도역으로 사용된 오르세미술관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오르세미술관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은 파리 세느강 좌안(west bank)에 위치한 국립미술관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튈르리 궁전을 마주하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 건물은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오를레앙 철도회사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건설한 철도역 겸 호텔이었다.

건설 당시 루브르 박물관, 튈르리 궁전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철도역의 금속 구조물은 모두 석회암으로 가렸다. 117년 전에 지어졌지만 당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평가받았다.

1900년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오르세 역은 프랑스 서남부를 잇는 최고의 네트워크였고, 부속 호텔은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중요한 파티나 회의, 행사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하지만 당시 현대적으로 설계된 오르세 역도 빠르게 발전하는 철도에 점차 뒤쳐지고 새로 개발된 열차와 플랫폼의 규격이 맞지 않게 되면서 1939년 통근 열차로 그 역할이 줄어들었다.

이후 오르세 역은 1945년 죄수와 해외 추방자 수용소, 1958년 드골 장군의 정계 복귀 선언 장소, 1960년대에는 영화 촬영 장소 등으로 사용되기 했다.

오르세 미술관의 용도를 놓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논의가 오갔고 철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은행이나 에어 프랑스 본사 등의 신축 계획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위치상의 이점을 이용해 세계적인 호텔을 건축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재개발이 아닌 철거로 결정이 난 것이다.

그러나 1971년 오르세 역은 또 다른 운명을 맞는다. 파리의 건축정책이 급변하면서 호텔 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가까스로 철거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역과 호텔은 1973년 1월 문을 닫았다.

1970년대 초반 프랑스 정부는 오르세 역의 보존과 활용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때 프랑스 정부 소속 박물관 국(Direction des Musee de France)에서 오르세 역에 미술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당시 19세기 건축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면서 프랑스 정부는 1978년 오르세 역의 건물을 ‘역사 기념물(Historical Monument)’로 지정했다.

이후 파리시위원회가 조직됐고 역 건물을 재활용해 미술관으로 재구성하는 일을 진행됐다. 그리고 마침내 1986년 12월 1일,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대통령이 오르세 미술관의 개관을 선포했고, 같은 해 12월 9일부터 대중들에게 개방됐다.


 

현재 오르세미술관의 내부모습. 천장과 외벽 등은 신축 당시 모습 그대로다.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개조했기 때문에 내부에 플랫폼이나 기차역 돔 등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미술관에는 주로 1848년부터 1914년 사이에 완성된 다양한 예술품을 비롯해 조각품 등이 전시돼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총 3층 건물로 돼 있다. 1층에는 자연주의(Naturalism) 화가인 밀레의 이삭 줍기, 만종, 씨 뿌리는 사람 등 농부들의 일상을 그린 유명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모네의 ‘풀밭 위의 오찬’, 마네의 ‘피리 부는 사나이’ 등도 볼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우리에게 친근한 반 고흐의 자화상,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을 비롯해 아르누보의 작품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3층에는 마네의 풀밭 위의 오찬, 드가의 발레 수업,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 등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소장품들 중 마네, 모네, 고흐를 비롯한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오르세미술관은 한 해 30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는 파리를 넘어 세계적인 명소로 정착했다.

옛 건물을 재활용한 파리시의 현명한 선택이 낳은 결과물이다.
▲ 세느강변에서 바라본 오르세미술관 전경. 1900년에 신축된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글·사진=정희성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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