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교폭력, 어른들의 행동에서 배운다
박동식(경남도의회의장)
[기고]학교폭력, 어른들의 행동에서 배운다
박동식(경남도의회의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10.31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동식(경남도의회의장)


최근 부산에서는 또래 여중생을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하는 사례가 있었으며, 그 외에도 서울, 경기, 강원 등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그만큼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학교 현장에 대해 학부모님들의 불안이 높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세계가 언제나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다. 말다툼, 주먹다짐도 종종 벌어지곤 하였다. 때로는 무리 지어 몇몇 친구들을 따돌리기도 하였다. 이렇듯 성장과정에서 의례 있는 일로 여겨졌던 청소년 시기의 괴롭힘과 따돌림이, 왜 지금은 ‘폭력 사건’으로 다루어질 만큼 심각해졌을까?

최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발표에 따르면, 과거의 학교폭력이 신체폭력 내지 금품갈취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41.2%로 가장 많고, 그 다음 신체폭력과 사이버폭력 등이다. 학교폭력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대상연령이 어려지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원인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폭력예방 교육과 캠페인을 통한 의식 변화로 우리 사회에 비폭력적인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부모교육을 개인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과거의 학교폭력 처리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이 중심인 응보적 정의였다면, 앞으로는 가해·피해 학생의 관계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회복적 정의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사안처리 과정에서 교육적 재량의 여지를 허용하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청구할 수 있는 재심범위와 재심기관, 재심절차(도교육청과 도청)도 일원화하여 신속한 분쟁 처리가 필요하다.

셋째, 학업 중단의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와 심층적 면담, 관리체계를 갖추고 학교 밖의 청소년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교육과 위탁교육 기관의 확보와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모든 학생이 학교생활을 안심하고, 내실 있게 임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을 미연에 방지하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일상의 지도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괴롭힘을 인지한 경우는 적절하고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예방 기본 방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교직원의 부적절한 인식과 언행이 괴롭힘의 발생을 허용하고 학교폭력의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체벌은 폭력을 용인하는 것으로, 학생의 건전한 성장과 인격 형성을 저해하고 폭력의 간접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교직원 연수 등을 통해 체벌 금지를 위해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학교가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등교하기 좋아하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와 학교에서 어른들이 ‘사랑과 비폭력’을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른들의 행동은 아이들 행동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박동식(경남도의회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