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렴의 의미를 새기며
김현정(국립산청호국원 관리과)
[기고] 청렴의 의미를 새기며
김현정(국립산청호국원 관리과)
  • 경남일보
  • 승인 2017.10.29 08: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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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흔히 ‘청렴(淸廉)’이라고 하면 탐욕ㆍ물욕이 없는 사람을 생각한다. 물론 청렴에 이러한 뜻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것이 모두는 아니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을 말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2016.9.28.시행)이 시행된 이후 사회적으로 반부패, 청렴, 청탁금지 등을 중요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이 법 시행 이후 부정, 부패, 청탁에만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정, 부패, 청탁은 근절하는 게 맞다. 기존에는 이러한 부정, 부패, 비리, 청탁은 공무원들에게만 강요하고 심지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해서인지 많은 사람이 공직자(사립학교 교직원 및 언론인 포함)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속칭 ‘안 주고 안 받기’와 같은 인식 개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활동이 어느 조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범국민적으로 이루어져 인식이 개선된다면 그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렴하자고 하여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는, 즉 부정, 부패, 청탁을 멀리하는 마음과 행동에 집중하기보다 ‘맑고 깨끗한 성품과 행실을 키우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판단된다. 즉, 지혜와 덕이 뛰어나, 길이 본받을 만한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부정부패는 자연히 없어질 것이다.

성인(聖人)이라고 하여 거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인이 되기 위해 무자기(無自欺)하면 되지 않을까? 무자기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양심을 속이지 않고 사람을 속이지 않으며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적으로 탐욕이나 물욕이 없는, 재물을 탐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공직자에게만 청렴을 강요하기보다 국민 모두,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맑고 깨끗한 성품과 행실을 가르치고 이것이 자기화(自己化)한다면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 본다. 그러하면 탐욕, 물욕에서 벗어나 더욱 강인한 정신이 깃들 것이다. 한번쯤은 청렴이라는 말에서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에서 벗어나 ‘성품과 행실이 맑고 개끗함’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행하여 보는 것은 어떨까?


김현정(국립산청호국원 관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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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2017-11-20 12:23:58
과연그럴까요? 자라나는어린이들이 그렇게 무자기를실천한다하더도 이사회가 현재의 청렴하지 못한 공직자들이 잘되는 그런 사회라면 성인이 된 어린이들은 혼란스러움것이며 사회와 자기자신을 자책 할것입니다.
적폐청산과연 정말 높은곳에서만 이루어져야할까요..규모가 작은 지방 기관이나 청렴을 선행해야할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면 과연.. 관리시스템이 필요하고..시스템을 운영하는자 역시 일반사회구성원이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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