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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성추행 방지와 부모교육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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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0  20: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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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성추행사건으로 몸살을 앓는 듯하다. 지난 토요일 한 신문에, 미 상원의원도 “11년 전 성추행 사죄”라는 큼직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내용인즉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폭로에서 촉발된 ‘미투(나도 피해자) 캠페인’이 미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민주당 상원의원인 앨 프랭컨이 정계입문 전 성추행을 한 사건에 대한 사과를 다룬 것이다. 현직 상원의원이 과거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과정을 보며 조금은 희망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 답답하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는 사건 중의 하나가 성추행사건이다. 일전에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는가 하면, 현재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는, 성추행 끝에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인한 이영학 사건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다. 정신이 약간 미성숙한 사람까지도 여성에게 성추행에서 살인까지 죄의식 없이 저지르고 있는 현실이 ‘성추행의 보편화’ 같아서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막막함으로 다가온다.

얼마 전에는 청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퇴근 승객으로 붐비는 시내버스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되자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해 패소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시내버스 안에서 여자승객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성추행을 하여 경찰에 잡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500만 원과 2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해임 되었는데, 반성은커녕 처분이 과하다며 행정소송을 내었으니 기본이 없는 것이다.

비단 교사뿐 아니다. 며칠 전에는 경찰관이 민원인에게 ‘술 한잔 해요’라는 ‘사적 만남’을 강요하는 문자를 새벽에 보내 정직 1개월로 감경됐는데, 해당 경장은 ‘감봉 1개월도 무겁다’며 소송을 냈으니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기본 인식이 없는 것이다. 최근 국정 감사 자료에서도 국회 국방위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육, 해, 공군 및 3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들의 성 군기 위반사건이 계속 증가되는 추세여서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엘리트 장교 양성기관에서 조차 올바른 성의식에 대한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으니 제대로 된 성추행 방지교육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추행’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까? 해답은 부모교육이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어려서부터 제대로 교육시킬 때만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아들이라고 해서 내버려두고, 딸에게만 행동을 조심해라고 가르친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먼저 남자 아이들에게 여자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할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쳐야 만이, 그들이 성장했을 때 성추행 사건이 줄어들 것이다.

며칠 전 캐나다 출신의 인기 래퍼 드레이크가 공연 중 혼잡한 관객석에서 성추행 장면을 목격하고, 잠시 공연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추행을 당장 그만둬라’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정말 멋진 래퍼이다. 우리사회도 누군가가 성추행을 시도했을 때 그 자리에서 ‘당장 그만둬라’ 라는 큰소리를 내는 이웃들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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