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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가치
최석찬((사)한국서예협회 진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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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6  16: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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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찬

서예에서 좋은 작품은 속됨이 없고 기교나 꾸밈없는 졸박함을 최고로 친다. 서예작품의 기묘함은 억지로 꾸미는데 있지 않고 정직함과 졸박함이 무르익어 극에 달하면 저절로 풍겨져 나온다고 했다.

이 말이 비단 서예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그저 오지는 않는다. 아름다움의 ‘아름’은 ‘알음’과 앓음‘이 그 어원이다. 알지 않고서, 앓지 않고서 오는 아름다움이란 허망한 것일 뿐이다. 결국 삶이란 아름다움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욕망들은 가치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요즘 정치, 재계 등 우리나라를 이끌어 왔던 지도자들이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서고 있다. 실로 나라망신이고 국격을 실추시키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꿈꾸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욕망을 채워가는 과정들이 정도를 벗어나게 되면 아름다움을 잃게 되고, 모든 것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이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훈인지도 모른다.

일찍이 남명선생은 욕천(浴川)이라는 시에서 “만약 티끌만한 허물이라도 오장에 생긴다면 지금 당장 배를 갈라 흐르는 물에 부쳐 보내리라”고 했고, 정신이 없는 육체는 ‘걸어 다니는 시체[走尸]’에 불과하다고 했다.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경의(敬義)검을 차고 다니면서 사악한 생각들이 생기면 쳐서 없애 버리고, 성성자(惺惺子)를 지니고 다니면서 마음을 삼가고 방울소리가 날 때마다 정신을 새롭게 했다고 한다.

또 한국의 사족(士族) 안동김씨를 대표하는 정헌공(定獻公) 김계행(金係行)은 “우리 집에는 별다른 보물이 없으니 오직 청백(淸白)만이 보물이다”라는 유훈을 남겼고, 선조의 유훈을 잘 계승한 후손들은 보백당(寶白堂) 문중을 이루어 지역의 최고 명문가 되었다.

선현들이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이러한 선비정신은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라면 누구나 지녀야만 하는 필수덕목일 것이다. 선현들의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와 닿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지니고 살아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떳떳하고 당당함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그 진정한 아름다움의 전형은 선현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준 지혜요 자산일 것이다. 그렇게 남겨준 지혜와 자산을 통해서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석찬((사)한국서예협회 진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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