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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橫斷步道)와 자녀교육(子女敎育)
김형진(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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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9  2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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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진
 
요즈음 시내 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규칙에 맞지 않게 건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규칙이란 다 함께 지키기로 정한 법칙으로 사람들이 서로 편하고자 만든 중요한 약속이다. 정확하게 지키면 서로가 편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서로가 몹시 불편한 건데 그 묘미를 사람들은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빨간 불일 때는 기다렸다가 녹색 불이 들어오면 건너야 합니다. 알았지요?”

“예, 선생님. 근데 어른들은 빨간 불일 때도 빨리 건너면 되는 거지요?”

“안돼요. 빨간 불일 때는 절대로 건너면 안돼요. 녹색불일 때만 건너야 돼요”

“어, 아닌데? 우리 아빠는 빨간 불일 때도 빨리만 건너면 된다고 하셨는데…”

위 대화는 1980년대 필자가 근무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실제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한 원아가 주고받은 것이다. 유치원에서는 애 써 바르게 가르쳤는데 애 아빠가 아이를 혼란에 빠지게 만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대화는 그 때로부터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 오늘날 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엄마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 화살표가 그려져 있잖아요?”

“아니야. 우린 건너가서 왼쪽으로 가야 하니까 이쪽으로 가는 게 더 빨라”

“아닌데? 어린이집 선생님은 화살표 있는 쪽으로만 건너라고 하셨는데…”

그러면서 엄마 쪽으로 억지로 따라가는 꼬마가 표정이 영 아니다. 여기서도 엄마는 잠시 자녀교육의 기본을 망각한 채 사랑스런 아이의 정신세계를 크게 혼란시켰고, 그럼에도 정작 자신의 잘못은 까맣게 모르는 것이다.

그동안에 보행 규정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바뀌어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건 오랜 세월동안 좌측통행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입장이다. 때문에 횡단보도 초입에 친절하게 화살표를 그려놓았는데도 그 규칙은 무시하고 건너가서 조금이라도 덜 걷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행동이 계속되는 것이다.

귀여운 자녀들의 바른 성장을 돕는다는 의미로라도 아이들이 학교 교육과 부모 교육 사이에서 혼란스럽지 않도록 부모들이 명심해야할 것이다. 그건 분명 머잖은 장래에 우리 아이들이 질서 있는 사회에서 질서를 선도하는 모범국민으로 살도록 해 주는 길이 될 것이다.

 
김형진(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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