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남기고 혁신도시로 떠나는 학교들
‘갈등’ 남기고 혁신도시로 떠나는 학교들
  • 정희성
  • 승인 2017.11.2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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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중, 진양고 이어 대곡중도…농촌학교에만 희생 강요 반발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 감소와 혁신도시 과밀학급 문제가 맞물리면서 농촌지역 학교들이 하나 둘씩 진주혁신도시(충무공동)로 떠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혁신도시에는 초등학교 2곳(무지개, 갈전), 중학교 1곳(문산중), 고등학교 1곳(진양고) 등 총 4개 학교가 있다. 이 중 문산중과 진양고가 2016년과 2017년에 대체 이전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대곡면에 위치한 대곡중도 현재 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내달 중순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를 거쳐 이전 문제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곡중도 이전 학교들이 겪었던 진통을 그대로 겪고 있다는 점이다.

대곡중 동창회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통폐합을 우려해 교육청에 문제해결을 요구했고 교육청은 ‘대곡고와 통합’과 ‘혁신도시 내 대체 이전(교명·역사 그대로)’ 등 2가지 안을 제시했다. 동창회는 지난 1월 지역민, 학부모들과 논의 끝에 “이대로 가다간 학교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혁신도시 이전을 결정했다.

동창회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어 대곡고와 통합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이전을 선택했다”며 “이전을 하면 후배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곡초와 대곡중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그들의 입장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옮기는 것이다. 학교가 고향에 계속 남아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폐교가 되면 동창회도 필요가 없어진다.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곡초·대곡중 일부 학부모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곡중 이전 반대 위원회’ 관계자는 “대곡초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이전이 결정됐다”며 “이전 대신 학교가 계속 고향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곡초교 학부모회도 “2020년에 대곡중이 이전을 한다는 들었다. 그때가 되면 현재 대곡초 5·6학년 학생들도 대곡중 학생이다. 그런데도 대곡초 학부모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수가 60명 이하일 경우 대체 이전을 할 수 있다. 현재 대곡중 재학생은 37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주 전체로 볼 때는 학교가 부족하지 않지만 혁신도시만 놓고 볼 때는 학교 수가 부족하다. 학부모들 가운데 65%이상이 찬성하면 문제가 없다. 지난 6월 실시한 대곡중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87%(31명 중 27명)가 이전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어 정부에서 추가 학교 신설을 허용해 주지 않고 있어 혁신도시에 학교를 신설할 수가 없다”며 “한림풀에버 인근에 중학교 부지가 있다. 학부모들의 반대도 이해가 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개정교육과정을 제대로 수행하게 위해서는 한 반에 적어도 학생수가 10명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도 혁신도시로 이전을 요구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혁신도시 학교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지역 학교를 이전하는 것만이 ‘해법’인지는 고민해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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