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는 하창환 합천군수
박수칠 때 떠나는 하창환 합천군수
  • 김상홍
  • 승인 2017.12.03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홍기자
김상홍기자
지난 2005년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영화가 개봉돼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미모의 여성이 고급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그 죽음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다.

사실 이 영화는 전체적인 내용보다는 제목이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제목처럼 갈채 속에서 홀연히 물러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이 주변의 찬사와 유명세를 탐하기 마련이어서 명예욕에서 자유로워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듯 어려운 결단으로 ‘박수칠 때 떠나기’를 하창환 군수가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 1일 하창환 군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군의회에서 공식 선언했다.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14년 옛 새누리당 후보로 75.1%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했다. 그런 만큼 주변의 3선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하 군수는 “지금은 사랑하는 아내가 암과 꿋꿋하게 싸워 나가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남편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라며 불출마를 밝혔다.

정치학자나 정치평론가 사이에서 비평할 때 자주 쓰이는 용어가 바로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명분이 있더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허상이 되어 버리고 아무리 좋은 실리를 쥐었더라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탐욕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정치현상이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관건은 결국 타이밍에 달려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하창환 군수는 적절한 타이밍에서 퇴장을 하려고 한다.

버릴 때와 물러날 때 그리고 내려놓을 때를 안다는 것, 아름다운 퇴장은 화려한 등장보다 훨씬 값지고 소중한 가치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하 군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