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땅밀림 산사태지’ 경상도 지역이 가장 많아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경일포럼]‘땅밀림 산사태지’ 경상도 지역이 가장 많아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11.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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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산사태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는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산사태가 다량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우면산 산사태가 그러했고, 2017년에도 부산 및 충북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 및 돌발성 강우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한편, 산사태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땅밀림 산사태는 1990년대에는 충청북도 단양군 휴석동 땅밀림 산사태 이전에는 땅밀림이란 교과서에서만 알려진 개념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즉, 1999년 태풍 매미에 의한 집중호우시 발생된 국내 여러 지역에서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되었음에도 그 중요성은 인식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단양지역의 땅밀림 산사태가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이나 이탈리아 등과 같이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2002년 이후 경상남도 김해시 내삼농공단지, 상동면 매리 지역의 공장 단지 산지에서 산각의 절취 및 산지의 개발로 인해 너덜지역에서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되었으며, 경상남도에서는 이러한 땅밀림 산사태로 인한 관심이 증대되었으나 타 지역에서는 그 관심도가 높지는 않았다. 이후 경상남도 진주, 함안,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이번 지진이 발생된 경상북도 포항시 등 전국적으로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어 관련 기관에서도 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땅밀림 산사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사태라는 커다란 범주의 내용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즉, 산사태의 유형은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사태로 알려진 붕괴토석류의 이동속도에 의하여 빠른 유동성(1일 1cm 이상)의 산사태와 느린 유동성(1일 1cm 이하)의 산사태로 구분한다. 느린 유동성의 산사태는 “땅밀림”이라고 하며, 앞서 언급한 대로 충청북도 단양지역에서 발생된 땅밀림 산사태로 복구비가 50억 원이 넘는 금액이 들면서 사회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로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땅밀림 산사태는 일반적으로 붕괴 토심이 깊은 것이 특징이며, 발생 전에 전조(前兆)현상으로 지표면에 인장균열이 발생하거나 함몰, 융기 또는 지하수변동으로 갑자기 용출수가 발생하거나 정지된다.

땅밀림 산사태는 지질조건과 관계가 깊으며, 지하수가 영향을 미치고, 대규모 토공이나 비탈면의 일부가 물에 잠기거나 지진 또는 폭우시 발생한다. 주로 단층지대 파쇄대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필자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발생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는 땅밀림 산사태지는 전국적으로 35개소로 그 가운데 경남지역이 13개소(약 37.0%), 이번에 지진이 발생된 경상북도 포항시를 비롯하여 4개소(약 11.0%)로 경상남북도가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진원지에서 약 9km 떨어진 포항시 용흥동 지역의 산지는 과거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하여 복구하였으나 다시 땅밀림 산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그동안 모니터링을 위하여 설치한 신축계에서 일본에서는 하루에 10mm만 움직여도 경계 발령이 나는데 이 지역에서는 하루 6.5cm나 움직였고, 지하수위도 81cm나 감소하였다. 관계당국에서는 지금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데, 이 지역과 연접한 아파트 밀집으로 주변에서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위험 감도는 작지 않다.

일본에서는 지진과 화산 등으로 인한 땅밀림 산사태가 수시로 발생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적게 발생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경상남북도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점차 입증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지역은 계측기를 설치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복구하였거나 복구하지 않는 지역도 이들 지역에 산재해 있다. 더욱이 땅밀림 산사태는 재발성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한 번 발생한 지역이 또 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완벽한 복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또 발생징후가 보이면 우선적인 복구대상지로 지정하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 규모가 크고 피해도 일반적인 산사태에 비해 매우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진으로 전 국민이 자연재해에 관심이 높아진 것을 실감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땅밀림 산사태에 대한 관심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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