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이우기 홍보실장 '우리말의 고민'
경상대 이우기 홍보실장 '우리말의 고민'
  • 정희성
  • 승인 2017.12.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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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 발간
경상대학교 홍보실장 이우기(50) 씨가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를 펴냈다. 부제로는 ‘올바른 말글살이를 바라는 쓸모 있는 걱정’이라고 달았다. 이 책은 이우기 씨가 평소 우리말과 글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결과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내용이다. 이우기 씨는 경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경남일보’에서 교열부 기자로 일했고 1994년부터 10여년 동안 ‘진주 우리말 우리글 살리는 모임’,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의 편집 일꾼으로 일했다.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는 크게 다섯 마당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 마당은 ‘영어에 머리 조아린 불쌍한 우리 얼’이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온갖 미국말에 짓눌려 숨쉬기조차 힘든 우리말의 실태를 고발한다. 슈퍼리치, 빅텐트, 게이트, 윈드시어, 코리아 세일 페스타, 팸투어, 핫 플레이스, 테이크 아웃, 디스, 싱크홀 같은 말을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

둘째 마당은 ‘우리말 속에 낀 뉘를 어찌 할까’라는 제목을 붙였다. 뉘는 쓿은쌀 속에 등겨가 벗겨지지 않은 채로 섞인 벼 알갱이로서 등겨를 잘 벗겨내면 흰쌀이 될 수 있다. 샤방샤방, 멘붕, 무한리필, 시월드·처월드, 란파라치, 포텐터지다, 브런치, 케어, 케미, 썸타다 같은 말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셋째 마당은 ‘비틀어지고 배배 꼬인 우리말’이다. 낯설고 황당한 우리말, 혀를 찰 만한 말, 까무러칠 만한 말을 모았다고 하는데 보기를 들면 ~러, -느님, 국뽕, ~한다는 계획이다, 개-, ~지 말입니다, 째다 따위가 그것이다.

넷째 마당은 ‘아직도 중국 귀신을 떨치지 못한 우리말’인데 중국글자말의 그늘을 실감할 것이다. 우천시, 수高했3, 자괴감, 가성비, 대개봉, 품절남 품절녀, 관건, 역대급, 수입산과 같은 말을 놓고 과연 바르게 쓰인 말인지, 바르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다섯째 마당은 ‘새로 만든 꽤 괜찮은 말’이다. 이우기 씨는 “괜찮은가 아닌가 하는 판단은 주관적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초록초록하다, 치맥, 엄지척, 멍때리다, 혼밥, 웃프다, 문콕, 심쿵, 어마무시하다, 쓰담쓰담과 같은 말을 잘 만든 새 말로 소개하고 있다. 문법에 어긋나게 만들어진 말들이 앞으로 어떤 변천과정을 거쳐 갈지 지켜보자고 설득한다.

이우기 씨는 ‘들어가는 말’에서 “말과 글에는 그 말과 글을 쓰는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새로운 문물이 외국에서 들어올 때 따라 들어오는 말을 그대로 받아서 쓰는 사람과, 이를 어떡하면 쉽고 편한 우리말로 바꿔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 사이에는 큰 정신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뒤엣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정치를 맡게 되고 기업의 경영자가 되고 전문가 집단으로서 영향력을 넓혀 나가면, 외국어·국적불명어·잡탕말 들이 우리말 속에 쉽사리 숨어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주문형 인쇄’(Publish On Demand) 방식으로 펴냈다. 완성한 책은 출판사 누리집에 ‘파일’로 저장되어 있다. 책을 사려는 사람이 출판사 누리집이나 온라인 서점에 주문을 하면 단 한 권이라도 인쇄, 제본하여 발송한다. 주문한 뒤 책을 받아보려면 5~7일 정도 걸린다. 진주에서는 ‘진주문고’에서도 판다. (부크크, 국판, 329쪽, 1만 8000원)

정희성기자

 
이우기 홍보실장.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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