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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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7.11.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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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 부추를 남편에게만 주는 이유는?
부추



부추는 겨울이 되면 잎은 시들어 버리지만 지하부분은 월동하였다가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난다. 보통 1회 파종으로 5-6년 동안 매년 7-8회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그 생명력과 재생력이 엄청나게 강한 친구다. 이로 인해 이름도 다양하다. 양귀비가 집을 허물고 부추를 심었다 하여 파옥초(破屋草), 벽을 뚫는다고 파벽초(破壁草)라 부르기도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양기를 일으켜 세운다고 해서 기양초(起陽草)라고 하는데, 이들은 모두 강정효과가 있다는 부추를 빗댄 이름이다. 아마도 이런 연유로 초벌 부추는 사위도 안주고 오로지 남편에게만 먹인다고 한다.

사실 정력에 좋은 식품은 대부분 다양한 영양성분과 여러 가지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최근에 연구된 자료에 의하면 4월에 수확한 초벌 부추가 수확시기가 늦은 부추에 비해 영양성분, 기능성 성분 및 항산화 효과 등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영양성분인 단백질, 지방 및 무기물의 함량이 초벌 부추에 풍부하고, 수확시기가 빠를수록 항산화 활성이 높고, 기능성 성분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비타민 C, E,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등의 함량이 훨씬 많다. 특히 수확횟수가 길어질수록 비타민 C와 총 페놀함량이 초벌에 비해 각각 23.4%와 28.3%로 급속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마디로 초벌 부추가 정력에 좋다는 것은 상기 내용으로 보아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선조들께서는 과학이 발달되기 이전에 이러한 기능을 어떻게 알았을까? 정말 지혜가 번득이는 장면이다.

부추는 피로회복에 좋은데 이러한 작용도 정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부추는 알리움(allium)속에 속하는 마늘, 양파와 마찬가지로 강한 자극성 냄새 성분인 알리신(allicin)이라는 황화합물이 있는데, 이는 비타민 B1과 반응하여 알리티아민(allithiamine)이라는 활성 비타민 B1으로 변한다. 일반적으로 비타민B1은 하루에 5~10mg 흡수되어 3-4시간 후면 배설되고 만다. 그러나 활성 비타민B1인 알리티아민은 70-100mg까지 흡수되어 혈액에 지속적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당질의 대사와 신경전달물질의 호르몬 생합성 작용에 관여하여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부추에는 식이섬유와 클로로필이 풍부하고 폴리페놀물질인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 퀘르세틴(quercetin) 및 캠페롤(kaemperol), 항산화 영양소인 셀레늄(Se), 비타민C와 비타민E 그리고 함황화합물 등이 많아 강력한 항산화력을 가진다. 따라서 항산화작용 등으로 인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폐암에 대한 예방효과가 크며, 이외 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간암 및 자궁경부암 등의 세포가 암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주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 시킨다. 항산화 작용으로 당뇨의 치료 및 합병증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부추에는 앞에서 언급한 기능성물질 외에 항혈전성분인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성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혈청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포화지방산이 많은 축육과 함께 부추를 먹으면 혈중지질대사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부추는 식품오염의 지표로 이용되는 세균(Escherichia coli)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Staphylococcus aureus), 부패세균(Pseudomonas) 및 효모 등의 생육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식중독 예방에도 일조를 한다.

이외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며, 유해성 중금속인 카드뮴의 배출을 촉진시켜 중금속에 의한 기능장애를 감소시키고, 수면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한의서에 따르면 부추는 성질이 가장 따뜻하며, 체질적으로는 소음인이 가장 좋다.

이와 같이 부추는 독특한 향미가 있고 다양한 생리적 기능성을 가진 식품으로써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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