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춘추
예술 혼으로 다시 탄생한 빈센트
황광지(수필가)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05  15:41:3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황광지

영화 ‘러빙 빈센트’ 가 개봉됐지만 내가 거주하는 곳에는 상영하는 곳이 없었다. 부랴부랴 검색을 했더니 주말 조조 한 번과 심야 한 번만이 창원 어느 극장 시간표에 나타났다. 이걸 놓치면 영화관에서 볼 기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모든 일정을 미루고 아침일찍 달려갔다.

첫 장면, ‘이 영화는 100여명의 화가가 수작업으로 제작된 것이다’는 자막과 함께 빈센트의 그림이 스크린으로 펼쳐질 때 울컥 솟는 것이 있었다. 내 속의 오장들이 꿈틀거렸다. 그동안 빈센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슬픔이 끓어올랐는데, 그것과 이어진 것인지도 몰랐다.

1890년 7월 화가 빈센트의 죽음 후 1년. 아르망은 빈센트의 그림을 사랑했던 아버지가 편지를 전하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키지 않았지만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장소로 찾아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추적해 나간다. 빈센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아들린을 만나고, 내막을 알고 있는 가셰 박사를 찾고, 빈센트를 그리워하는 마그리트의 속내를 들으며 아르망은 인간 빈센트에 대해 빠져든다.

번뇌 속에 살아간 반 고흐의 자살을 미스터리 형식과 독특한 애니메이션 구성을 통해 완성했다. 그림으로 봤던 인물들이 스크린에 살아나왔다. 인물들이 그림 그대로의 모습으로 출연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흐 특유의 유화적 색채와 질감을 배우들과 배경에 그대로 나타내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관객을 끌어들였다.

영화 러빙 빈센트는 빈센트가 품고 있던 내면적 아픔에 관객이 함께 빠져들게 만들었다.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는 고흐의 작품과 편지에 관심을 가지고, 감독 휴 웰치먼과 손을 잡았다. 기획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전 세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07명의 화가가 합류했다. 그 화가들이 총 6만2450점의 유화 프레임을 직접 그린다는 기획만으로 이 영화는 제작 초기부터 전 세계 관객들을 설레게 했다고 한다. 화가들은 고흐의 수많은 그림을 영화 형식으로 재구성해 움직이는 장면들을 붓놀림, 채색 등과 배우들을 일치시켜 애니메이션화 했다. 아를의 포룸 광장이나 카페 테라스는 작품이며 곧 영화의 배경이 됐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이 그림책에서 나와 스크린에서 움직였고 피아노에 앉은 가셰 박사의 딸 마그리트의 익숙한 자태에 눈이 끌려갔다. 마지막 장면은 소용돌이치는 붓놀림으로 심연을 표현한 빈센트의 자화상이 관객석으로 다가왔다. 영화의 감동과 빈센트에 대한 애잔함이 끝내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 영화에게 무한 경의를 표했다.

 

황광지(수필가)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