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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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7.12.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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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패션 브랜드 베네통

베네통 brand1

 

1935년 이태리 트레비소에서 출생한 루치아노 베네통(Luciano Benetton)이 자신의 아코디언과 동생 카를로의 자전거를 팔아 마련한 3만 리라로 중고 직조기를 사서 여동생 쥴리아나가 짠 색깔 있는 스웨터를 도매점에 넘기기 시작한 것이 베네통의 시작이었다. 루치아노는 열 살 때에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을 돌보기 위해 학업을 그만 두어야 했다. 15살 때 그는 베니스 북쪽 30㎞ 떨어진 트레비소 근교의 조그만 직물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그의 여동생 쥴리아나는 스웨터 공장에 다녔다. 쥴리아나는 뜨개질에 천부적 소질을 보였는데, 매우 대담하고 파격적인 색깔의 스웨터를 만들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다.


쥴리아나의 독특한 디자인과 대담한 색상은 혁명적이라 할만 했는데, 15~25세의 젊은 층에게 순식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평생 입는 옷으로 인식되던 스웨터를 독특한 색깔과 디자인에 따라 1년 또는 계절에 따라 바꿔 입는 옷, 이른바 패션으로 바꿔놓음으로써 스웨터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신장되기에 이른다. 60년대 초, 루치아노는 새로운 몇 가지 아이디어 바탕으로 하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그 첫째는 여러 제품을 취급하는 백화점이나 부띠끄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베네통 제품을 주로 취급할 수 있는 전문점에만 제한적으로 공급을 하는 것이었다. 또 이들이 현금으로 대금을 납부할 경우에는 10%의 할인 혜택을 주었다. 다음으로는 베네통은 패션을 쫓는 젊은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겨냥하였으므로 되도록 제품 가격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원가절감 방법을 추구하였다.

베네통은 1965년 주식회사 형태로 발족하였다. 하지만 베네통은 4남매가 이끄는 가족 회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루치아노가 회장, 쥴리아나가 디자인, 동생 질베르토가 재무, 카를로가 생산을 담당함으로써 회사의 핵심인사들은 이탈리아 고유의 혈연을 바탕으로 하는 족벌체제를 구성하였다. 베네통은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까지 이탈리아 전역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 그 성장의 원동력은 베네통 점포 시스템이었다. 베네통 가족의 친구인 트비아 스카르파가 설계한 베네통 제품만 취급하는 베네통 점포가 68년 벨루노라는 산장 마을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 가게는 18평의 소규모로 관리자 1명, 보조원 2명의 표준화된 형태였다. 가게 규모가 작다보니 손님들이 쉽게 붐빌 수 있었고, 당시 150 여 품목의 베네통 옷을 만져보거나 입어 보기에는 큰 불편함은 없었다. 지금은 12가지 이상의 점포 모형이 있고 이러한 점포의 표준화는 패션 컬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저가전략 등 베네통의 마케팅 전략과 잘 맞아떨어졌다.

베네통이 급속하게 성장하게 되자 가족체제로는 회사의 경영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베네통은 1981년 36세의 젊은 알도 팔레미를 전문경영인으로 전격 기용하게 된다. 이탈리아 은행의 이사였던 알도는 산업계에 대한 부족한 경영 경험을 보완하기 위하여 당시 미국의 다국적 기업 3M의 이탈리아 이사인 칸탄갈리를 인사·조직 담당 이사로 발탁하여 83년부터 86년에 걸쳐 베네통의 조직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에 이른다. 베네통 점포의 세계적인 확산과 함께 이탈리아 구두제조업체의 주식 70%을 인수하였고, 화장품, 향수, 양말, 장남감에 이르기까지 라인센스 약정으로 베네통 브랜드를 붙였다. 세계적인 시계 제조회사인 브로바와 협력해 스워치 같은 패션 시계인 베네통 시계를 선보였으며 폴라로이드와 제휴하여 선글라스를 시장에 내놓는 등 경영다각화를 시도하였다. 오늘날 베네통 그룹의 사업은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6500여개의 스토어를 바탕으로, 의류브랜드 ‘UNITED OF THE BENETTON’과 정통 패션 브랜드 SISLEY, 스포츠 브랜드 PLAYLIFE, KILLER LOOP을 펼쳐나가고 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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