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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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12.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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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한 겨울 11월, 대설과 동지 두 절기있네 (중략)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 김형수가 지은 농가12월속시 중 11월을 읊은 내용이다. 어제가 대설(大雪)이고 보면 지금이 그 절기이다.

▶때마침 중부지방에서는 큰 눈이 내렸고 남부지방에는 대구(大口)가 돌아왔다. 가을걷이, 김장, 메주쑤기가 끝나니 농가는 할 일이 별로 없어 한가하니 입이 궁금할만도 하다. 대구가 그 시기를 맞추었으니 누구나 입맛을 다신다. 지난해 15만여 마리가 잡혀 진해만지역 어부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든 효자생선이다.

▶대구는 회유성 어종으로 귀소본능이 있다. 캄차카반도까지 이동했다가 알을 낳을 즈음이면 몸집을 불려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다. 한 때 남획으로 씨가 말라 희귀어종으로 분류되기도 했고 어쩌다 잡히면 비행기에 태워 서울의 부잣집으로 팔려 나가던 귀한 생선이다. 그러나 수산업의 발달과 오랜세월 지속된 인공수정, 제한된 어로행위로 대구는 되살아났다.

▶요즘 거제 외포항 수산물 공판장에는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아직은 초장이라 50cm내외가 주로 잡히지만 이내 1m에 육박하는 대어도 선보일 것이다. 대구는 버릴 것이 없고 조리법도 다양하다. 비린 맛이 없고 단백한 대구의 미각은 대설즈음이 제 격이다. 마음을 먹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값은 만만찮지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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