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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엽과 편견
김수환(형평문학선양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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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6: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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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장래 큰 인물이 될 만한 사람을 가리켜 위빈지기(渭濱之器)라고 한다. 이는 고대 중국 주나라 문왕 때 산둥성에 사는 사람이 웨이수이강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등용돼 한 나라의 재상이 된 데서 나온 말이다. 그가 바로 낚시, 하면 떠오르는 강태공이다. 강태공은 미늘이 없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난세를 걱정하고 천하의 경륜을 탐구하며,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길렀던 것이다.

신석기시대의 패총에서 동물이 뼈와 돌을 갈아 만든 낚시 바늘이 출토돼 신석기시대를 낚시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낚시에 관한 기록은 구약성서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서남아시아의 앗시리아제국, 중국 등 각국의 문헌에서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낚시 얘기가 나온다. 낚시는 이처럼 거의 인류의 시작과 같이 하는데 그러다보니 이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지난 3일 새벽에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낚시꾼과 선원 등 22명이 탄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15명이 사망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때의 안전 불감증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당국의 혼선과 부적절한 대응 등이 재현된 사건이다.

사람들은 이런 재난사고를 보면서 사건의 본질보다는 자기의 입장이나 평소의 생각과 성향에 맞춰 사건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영흥도 낚싯배 사고는 사실 아직 어두운 시각에, 워낙 급작스럽게 발생해 적절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일부 언론들과 사고 관계자들은 첫 보고가 몇 시 몇 분에 이뤄졌고 청와대가 얼마 후에 첫 조치를 내렸다는 등의 지엽적인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았다. 대통령이 구조를 지시해야 구조가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나중에 자꾸 번복된 첫 보고, 출동 시간보다는 사건의 원인과 발생경위가 더 중요한데 말이다.

대통령이 사고 발생 후에 가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런 사고는 결국 국가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야당으로부터 모든 교통사고가 국가책임이냐, 세월호와 직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이런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나 국민들 모두가 내 책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세월호는 정권의 책임이고 이번 사고는 급유선 책임, 세월호는 해운사와 선장 책임이고 낚싯배 사고는 당국의 책임이라는 진영논리만으로 사건을 대하면, 재난사고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을 수가 없고 앞으로도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발생을 막을 수가 없게 된다. 사고는 사고고 정치는 정치며, 지지는 지지고 두둔은 두둔이다.

김수환(형평문학선양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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