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춘추
한글에 담긴 의미
최석찬((사)한국서예협회진주지부장)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10  16:06:3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최석찬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우리에게 익숙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말이 될 것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계승해 나가는 것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차별화 시킬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국의 멋을 나타낼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꼽는다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조형미까지 갖춘 한글이며, 그런 한글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글서예가 아닐까 한다.

서예는 원래 중국의 한자에서 태동했지만, 우리에겐 아름다운 우리글을 오래 전부터 붓으로 써온 전통이 있다. 한글 서체는 크게 판본체와 필사체인·궁체(宮體) ·민체(民體)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판본체는 판각본체(板刻本體)의 줄인 말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등이 있다.

궁체는 궁중의 서사(書寫)궁녀들에 의해 발전해 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궁녀들의 엄격하고 단아한 정신이 담긴 글씨는 사대부가 여성들의 환영을 받았고 점차 일반 서민층에까지 확산 됐다. 이렇게 실용성에서 시작된 궁체는 단아한 멋과 아름다움을 지닌 독특한 예술적인 글씨체로 발전하게 된다. 서사상궁들이 대필한 봉서 등이 있다.

판본체와 궁체가 주로 궁(宮)에서 특정한 목적을 띤 정형화된 특징이 있는데 비해 형식에 얽매임 없이 백성이나 선비 등 서사자의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쓰인 글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민체라 한다.

오늘날 한류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자랑스럽다고들 한다. 그러나 정작 선조들의 얼과 멋이 담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외래어의 남용으로 우리글과 말이 훼손되고 인식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리고 서예계에서는 한자 한자 집중해야 하는 섬세함 때문에 우리글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한글 궁체를 쓸려고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어떤 일이든 쉽게 이룬 것은 쉽게 잊혀지고, 그 가치가 빛을 발하기 어렵다. 서예에 관심조차 부족한 대중에게 우리글인 궁체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잊혀 져 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계승하려는 노력 또한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글에 대한 관심,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비단 한글날에만 강조되는 구호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최석찬((사)한국서예협회진주지부장)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