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시론
[경일시론] 강이 살아야 문화가 산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수필가)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11  16:56:4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지난 2005년 9월29일, 이 난에는 ‘가좌천의 복원을 꿈꾸며’라는 칼럼이 실렸다. 필자가 쓴 글이다. 요약하면 이러하다. 진주시내 16개 단체가 ‘살리기운동본부’를 구성, 가좌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킨다는 것이다. 대학이 들어서기 25년 전 온갖 물고기가 노닐고 강변에는 물새가 둥지를 틀던 그런 하천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에 가좌천의 복원은 대학문화와 연계되어야 한다고 훈수했다. 아름다운 하천에 젊음과 낭만이 더해진다면 환상적인 문화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난 7일, 대학과 진주시와 가좌천 문화거리 조성추진위가 힘을 합쳐 대학정문에서 개양5거리까지의 700m를 서울의 홍대와 같은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참으로 귀맛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뒤돌아보면 가좌천의 복원 움직임은 서울의 청계천 복원에 힘입은 바 크다. 청계천은 당시 형태만 남아 있던 하천에 물이 흐르게 하고 그 주변에 문화가 자리잡게 함으로써 살아 숨쉬는 강,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강으로 살린 성공적인 표본이었다. 가좌천은 대학이 들어서기 전만해도 목가적인 분위기의 생태하천이었다. 그러나 대학이 들어선 후 하천은 인위적으로 가두어 졌고 오염돼 죽음의 강으로 변했다. 머잖아 아무것도 살지 않는, 썩은 물만 흐르는 하천으로 변할 것이 분명했다. 이 하천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이 살리기 운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천만 살아난다면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어울려 캠퍼스에 어울리는 생태하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봄이면 캠퍼스를 감싸는 이팝나무 숲이 하천변에 열병하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하천을 끼고 조성된 오솔길과 숲길은 서울의 청계천이나 홍대 앞을 능가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차제에 문화의 거리에 또다시 훈수를 하고 나선다. 문화의 거리는 가좌천의 복원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도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하천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문화의 거리도 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청계천에 풍부한 수량이 흘러내려 비로소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듯 가좌천에도 인위적인 방식을 동원하더라도 풍부한 수량이 흘러내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오염이 사라지고 주변의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다. 대학의 젊음과 같은 풋풋함과 싱그러움이 문화의 거리와 어울릴 것이기 때문이다. 가좌천의 상류는 지금의 하천 폭을 감당할 만큼 수량이 풍부하지 않다. 하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량확보가 절대적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건천으로 변했던 청계천에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넣어 숨쉬는 강으로 변화시켰듯 가좌천의 복원도 그 같은 노력이 필수적이다.

무릇 가좌천 문화의 거리는 행정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12년 전 민간단체가 합심하여 복원에 나섰지만 지금도 지리멸렬한 것은 행정의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연무대와 취미공간, 벼룩시장, 전시공간은 물론 다양한 컨텐츠는 행정의 지원을 전제로 한다. 그것은 대학촌의 문화욕구충족은 물론 지역상권의 형성과도 연계된다.

진주시는 서울의 청계천에 유등문화를 전수시켜 그곳이 아름다운 빛의 거리로 각광받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주시가 서울의 문화를 전수받고 필요에 따라서는 밴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홍대앞과 청계천의 문화가 진주의 가좌천, 경상대학을 끼고 조성된다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문화는 서로 닮고 수용하면서 성장하고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바라기는 가좌천 문화의 거리가 진주의 새로운 대학문화로 성장하고 전국적인 명물거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덧붙이자면 남강변 문화도 함께 성장해 돈을 내지 않고도 항상 강위에 떠있는 유등을 볼 수 있고 남강변에도 독특한 성인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획을 기대한다. 누가 뭐라해도 진주의 랜드마크는 촉석루와 진주성, 그리고 성을 감싸고 휘도는 남강이다. 구도심권의 회생은 새로 조성되는 진주성앞 광장과 남강의 스토리텔링, 문화적 팽창에 있다 할 것이다. 파리의 센 강이 프랑스의 자존심이듯 남강은 진주의 자존심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수필가)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