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똘똘한 스마트시티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객원칼럼]똘똘한 스마트시티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12.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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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급격하게 몰려든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산업화가 본격화 된 1970년대부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버리고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로 이주 했다. 이 때문에 도시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됨으로써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도시과밀화 현상을 가장 두드러지게 체감 할 수 있는 것은 교통 체증이다. 특히 출퇴근이나 주말에 늘어선 긴 자동차 행렬은 도시민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유류 소비, 소음과 배기가스 그리고 공해 발생, 운전시간 증가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잡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는 주로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설하는 등의 물리적인 방법에 의존해 왔다. 또한 연동을 위한 신호체계 개선도 동원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방안은 막대한 비용소모와 비효율성의 문제를 가진다. 농촌이나 교외에 비해 도시개발지역 내에서의 도로 사업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토지 및 건물 보상은 물론이고, 가스, 전기, 상하수도 등의 도시기반시설 이전 및 설치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민 협의도 거쳐야 하며, 고난도 공사를 진행해야 함으로 시간도 오래 걸린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고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가까스로 완료해 놓으면 얼마 안가서 교통 정체가 다시 생기게 된다. 원인은 도로증가율이 자동차 증가율을 따라 갈 수 없는 데에 있다.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되어 왔고 근본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쉽게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 화두가 되기 시작한 스마트시티 개념은 이 때문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요지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기존의 물리적 환경에 접목하여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가로등이나 건물 등에 장착된 카메라가 교통흐름과 사고 상황 등을 파악해서 빅데이터로 끊임없이 전송해 준다. 사람들은 휴대폰의 앱을 통해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정체 시에 대체 방안을 빠르게 강구할 수 있다. 주차 정보도 언제나 알 수 있어 혼잡시에 여러 주차장을 방황 할 필요가 없으며, 예약도 당연히 가능하다. 횡단보도도 차량이 과속해서 지나가는 것을 경고해 주며, 운전자도 사람이 건너는 것을 자동으로 인지 할 수 있다.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는 이러한 스마트 교통 해결방안의 최고 기술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버스 정보도 개인의 스마트 폰에 바로 바로 뜨며, 내가 가는 목적지를 미리 예약 할 수도 있다. 요금도 카드나 현금 없이 휴대폰으로 자동 결제된다.

진주시의 예만 들더라도 불과 몇 년 전에 개설한 순환도로에 정체현상이 벌써 생기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스마트 교통 시스템의 도입은 이러한 큰 문제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해결 할 수 있다. 이의 효용성은 특히 축제 기간 중에 빛이 나게 된다. 도시 전체의 교통흐름, 주차장 상황, 셔틀버스 환승 등의 정보가 휴대폰으로 실시간 중계되고 대안이 제시됨으로써 지금까지 겪었던 큰 교통 불편과 혼잡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고생했던 교통 안내 봉사대나 공무원들은 집에서 쉬거나 축제행사에 참석해도 될 것이다.

스마트라는 영어단어는 대체적으로 똑똑한, 똘똘한, 깔끔한, 고급스런, 세련된 등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물리적 환경을 바꾸지 않아도 도시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4차원적인 소프트웨어 해법이다. 우리 지자체들도 이제는 이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채비를 갖추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싶다.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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