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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59>경남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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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1  23: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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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생식물원.


◇나무를 키우는 사람들

지금 우리나라는 나무로 이루어진 숲과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 숲의 전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경남수목원은 나무로 이루어진 숲, 즉 생태계와 자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수목원을 찾아온 탐방객들에게 힐링을 건네줌과 더불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기본조건이자 필수조건이 숲을 가꾸고 자연을 보존하는 일임을 맨 앞장서서 계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오래된 미래’에서 라다크 프로젝트를 제안했듯이 인류의 미래는 생태적 삶에서 그 열쇠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류의 미래이고 치유이다.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양치기가 황폐한 프로방스 고산지대를 하루에 도토리 100개씩 37년 동안 심어 황무지를 낙원으로 만들었다. 엘제아르는 자식과 아내를 잃고 삶 전체가 슬픔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 무렵, 황무지에 도토리 씨앗을 심으면서 황폐해진 자신의 삶에 새 희망을 안기고, 도토리나무로 가득한 인류의 미래인 힐링숲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가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폭설과 한파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가 인간에게 주는 경고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엘제아르가 자신의 아픈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나무를 심으면서 희망을 되찾은 것처럼, 개발과 욕심이 목에까지 차오른 인간에게 던지는 지구의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노력의 열쇠 하나를 찾기 위해 가족과 함께 경남수목원으로 힐링여행을 떠났다.

◇생태계의 보물창고인 수목원

먼저 방문자센터부터 찾아 해설사로부터 수목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진주시 이반성면에 소재하는 경남수목원은 약 22만 5천여 평의 면적에 남부지역의 자생종과 외국에서 도입한 수종(樹種) 중 보존가치가 있는 식물 31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산림박물관을 비롯하여 침·활엽수원, 유전자보전원, 열대식물원, 화목원(花木園), 수생식물원, 무궁화공원, 수련원, 장미·철쭉원 등 전문수목원과 야생동물원 등이 설치되어 있다고 알뜰하게 설명을 해 준 뒤 우리 일행을 안내해 주셨다.

방문자센터에서 나오자 초겨울인데도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메타스퀘어 나무들이 주홍빛 단풍잎들을 활짝 편 채 길 양켠에 서서 탐방객을 맞이해 주었다. 며칠만 더 일찍 왔더라면 더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해설사께서 해 주셨지만 필자는 가을과 겨울 사이, 이 틈새가 숲속을 거닐기에 가장 좋은 때라는 생각을 한다. 찬바람을 맞으며 사색에 잠긴 듯이 하늘을 우러르며 서 있는 나무들을 볼 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겸허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메타스퀘어길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한적한 미국풍나무길이 나왔다. 풍나무들이 자신들을 찾아와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듯 몇 개 남지 않은 단풍잎을 바람결에 힘껏 흔들어대고 있었다. 검은독수리와 공작, 너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는 야생동물원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어린이들의 학습장으로도 참 좋아 보였다.

비탈진 언덕길엔 마른 꽃잎을 매단 채 겨울맞이를 하고 있는 나무수국들이 환영인사를 건넸다. 산정연못과 전망대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서 푸른 잎을 뽐내며 서 있는 구실잣밤나무와 후박나무들의 의연한 모습을 보며 찬바람에 움츠려든 내 어깨에 힘을 주면서 무궁화홍보관을 찾았다. 전국 최초로 건립된 무궁화 홍보관에서는 무궁화에 대한 각종 자료와 영상물 등 42종 200여 점을 수집 전시하여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자라는 학생들이 꼭 한번 들러서 나라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무궁화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하는 곳이다. 산림박물관 뒤쪽에 조성된 메타스퀘어길은 연인들이 함께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은 힐링 코스였다. 그 끝부분에는 대나무숲길도 있어 더욱 호젓하고 운치가 있었다. 동절기에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무궁화공원 옆 수련원이다. 수련과 정수식물, 양치식물과 식충식물 등 희귀식물들도 많지만 최첨단 보온 시설을 해 놓아서 잠깐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라 더욱 좋았다. 특히 신기한 모양의 빅토리아수련이 눈길을 끌었다. 다 자라면 지름이 4m나 되며 어린아이가 올라가도 괜찮다고 해설자가 설명해 주었다. 민속식물원에는 물레방아와 전통담장, 초가정자, 솟대 등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옛정취를 느껴볼 수 있었다.

◇자연이 곧 인류의 미래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산림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과 자연표본실·생태체험실·자연학습체험실 등을 갖춰 총 75항목 2,447여점의 산림자료와 남부지방 산림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산림의 기원과 분포, 산림의 생태와 자원, 산림의 혜택과 이용, 산림의 훼손과 보존 등에 대한 자료전시 관람 및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온다면 생태체험과 더불어 산림의 소중함을 익힐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림박물관과 더불어 수목원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열대식물원이다. 높이 14m의 유리로 된 돔형 온실에 야자수와 커피나무를 비롯하여 파파야·올리브 등 300여 종의 진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그리고 처음 출발한 방문자센터 옆에 있는 수생식물원은 5개의 연못과 600여m나 되는 수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수련, 꽃창포, 부들 등 갖가지 수생식물들을 연못 위해 설치해 놓은 나무데크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나오는 길에 방문자센터에 들르자, 안내하시는 직원이 따뜻한 생강차로 언 몸을 데워 주셨다. 우리 지역에 이처럼 훌륭한 수목원이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수목원에 근무하는 분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분들의 생태에 대한 건강한 철학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깊이 고마움을 새긴 소중한 시간이었다.

/박종현(시인·경남과학기술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메타스퀘어길
메타스퀘어길.
민속식물원
민속식물원.
산림박물관의 뒷모습
산림박물관의 뒷모습.
수련원 안의 빅토리아수련
수련원 안의 빅토리아수련.

열대식물원
열대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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