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남부내륙철도 건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일시론]남부내륙철도 건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12.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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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과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에 대한 경남도민, 특히 서부경남의 염원과 바람은 엄동추위를 녹이고도 남지만, 그것을 결정하려는 정부의 관심과 시선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하다.

최근 목포행 고속철도가 광주 송정에서 무안공항을 거쳐 목포까지 연장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는 아연실색이다. 대규모 산업시설이나 국가의 중추기능도 없이 목포 23만여 명과 무안의 8만여 명의 인구를 위한 고속철 건설계획이 35만의 진주, 11만의 사천, 15만의 통영과 26만여 명의 거제 등 약 86만여 명의 시 인구에 김천은 제쳐두고 거창, 합천, 함양, 산청, 의령, 하동, 남해의 도내 군지역 인구를 합치면 1백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데도 여전히 비용 대비 수익률 타령에 머물고 있다.

남부내륙철도 건설에 오랜 기간 동안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정부에 비해 민간기업에서 투자를 하겠다고 계획서를 내민 상태이다. 기업이 사업성을 담보로 건설에 적극성을 띠는 이유, 즉 수익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민간기업 입장에서 고려할 때도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철도구간내의 이용인구와 혁신도시, 조선해양플랜트와 우주항공을 연계한 산업체들과, 한려해상공원, 청정의 남해바다와 다도해의 해양수산관광을 고려해 충분한 수익을 내다봤을 것이다.

수차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비용편익비율(B/C)만 따지는, 소위 ‘간만 보고 있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 계획을 확정하고 건설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10여년 전 무안국제공항이 완공되어 개장한 후 몇 개월이 지난 시점에 외국의 유명 언론사가 “아시아에 가면 한 달에 200명이 이용하는 국제공항이 있다”고 해외토픽을 실은 적이 있었다. 다시 그곳에 고속철이 달릴 계획이란다. 그에 비하면 김천-거제간 철도노선은 금싸라기 수요가 있다. 인구 50만의 포항에도 고속철은 오래 전부터 달리고 있다.

가장 크게 언급되는 B/C 추정의 경우 건설비용(C)은 고정이라고 해도 이용인구, 사회적 할인율, 역사(驛舍) 이용 가능 누적인구 영향권 확대 등으로 수익(B)은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이용인구는 고속철의 구간별 속도를 늘리면(예를 들어 시속 250km에서 시속 300km로) 늘어난다. 속도가 빠르면 편리성 때문에 많이 타는 이치이다. 사회적 할인율이란 공공사업에 투자되는 돈의 시장이자율과 흡사한 개념인데, 이것도 1% 정도만 내려 추정에 반영해도 수익 B는 크게 늘어난다. 또한 역사 주변 누적인구 영향권도 대부분 보수적인 80% 수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예타의 표준지침’대로 90%로 높인다면 수익은 다시 높아진다. 즉 기존 시내인구 외에 주변권을 넓혀 이용인구를 확대하면 수요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을 종합 적용한 B/C는 공공시설 투자 가능성을 확약해 줄 수 있는 비율 1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

남부내륙철도의 구간과 주변 영향권에서 철도를 이용하는 비율은 국내의 다른 어느 철도노선 권역보다 높을 수 있다. 다른 보완적 교통수단이 적고 설사 그러한 교통수단이 있더라도 시간과 비용 면에서 철도를 능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며, 항공, 조선, 해양플랜트, 생약과 항노화산업과 같은 산업적 기능이 많다. 무엇보다도 지리산과 덕유산, 한려해상공원과 쪽빛 남해바다 등 철도여행의 묘미를 느낄 비경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민간투자 제안기업에서는 이러한 점을 확연히 예측했을 것이다.

머뭇거릴 이유도 없고 더 지체해 진을 빼서도 안된다. 목포나 무안, 포항과의 비교우위니까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국토 남중권의 맥을 관통함으로써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하는데 내륙철도 건설만한 것도 흔치 않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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