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문화예술 브랜드가 도시 경쟁력 [3]
[기획]문화예술 브랜드가 도시 경쟁력 [3]
  • 이은수
  • 승인 2017.12.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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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소호와 겨루는 베이징 798·일호지예술구
▲ 일호지예술구내에 코뿔소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미국 뉴욕에 예술인의 거리 ‘소호(Soho)’가 있다면 중국의 베이징에는 ‘798따산즈예술촌(예술구)’가 있다.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기업활동에도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베이징 4·5환에 위치한 이곳은 ‘제2의 뉴욕’으로 불리며 전세계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1950년대 소련의 원조와 동독의 설계에 의해 건설된 중화학 공업단지로 무기를 제조하던 공장이 밀집한 곳이 거대 예술단지로 탈바꿈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중독성 강한 스토리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798이 관광지화되면서 너무 상업화됐다면 일호지국제예술구는 조금 여유롭고 차분하게 예술작품을 관람하려는 애호가들에게 제격이다. 또한 중국에서 공장지대를 중심으로 5곳의 예술특구를 만들었지만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한산한 곳도 적지 않아 관주도 성장한계 등 과제도 남겼다.

 

▲ 어린이들이 798예술구 입구 화실에서 그림수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세계의 다양한 그림기법들을 배울수 있다.


◇전 세계인을 불러들이는 798 예술구

중국 베이징 따산즈에 있는 798 예술구. 삼삼오오 공영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과 외국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주말에는 베이징 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 거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창오양구 따산즈 798은 전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중독성 강한 스토리를 지녔다. 원래 핵무기를 제조하던 공장이 여기 있었다. 냉전시대가 끝나고 폐허가 되면서 새로이 정비해 임대를 시작했다. 처음에 임대료가 저렴해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곳에 하나둘씩 모여 예술활동을 시작하다가 나중에 중국 정부가 이곳을 예술특구로 지정했다.

이후 화랑, 예술센터, 예술가의 작업실, 디자인 회사 등 각종 공간들이 대량으로 생기면서 이 곳은 짧은 기간 안에 중국 최대 규모이자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을 끼치는 예술촌으로 거듭났다.

 

▲ 798예술구 거리에 전시된 작품.


◇예술창작소 역할 ‘톡톡’

중국 현대미술 4대천황으로 통하는 정판즈는 전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작품 경매를 받는 인사로 유명하다. 그가 798예술구에서 작업실을 갖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단지 중국인만의 예술구가 아니다. 이곳에 입주한 100여 곳 화랑들 중 외국계 화랑이 50%를 넘는다. 도쿄 갤러리, 이탈리아계 ‘컨티뉴어갤러리’, 독일계인 ‘화이트스페이스’ 등은 일찌감치 이곳에 분점을 설치했다. ‘교류공간 이음’도 오래전 이곳에 문을 열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철수한 상태다. 이란 갤러리에서는 양탄자를 소재로 말 등 고급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북한화랑이 진출해 북한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폐쇄된 사회 특성상 외부와 섞이지 않은 독창성으로 인해 그림값이 치솟고 있었다.

798은 북한 그림 가치 상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업계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화랑은 찾아 볼 수 가 없다.

 

▲ 798예술구의 명물인 기차. 핵무기를 만들던 시절, 이곳에 기차가 군수물자를 실어날랐다. 현재는 798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문화와 기업접목

798은 아시아를 넘어 이제 전세계 기업홍보 등 문화를 통한 총성없는 전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미 문화와 산업이 접목된 798광장에는 기업들이 서로 홍보를 하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798의 중요성은 지난달 1일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브랜드 체험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의 개관식을 연데서도 엿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인들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최근 자동차 매출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조영록 798베이징 닷컴 대표는 “중국은 현재 세계최고의 문화 컨텐츠의 경쟁의 장이다. 2014년에 798예술구에 아우디, 폭스바겐 자동차 연구소가 들어왔으며, 잎으로 벤츠, BMW연구소도 들어온다”며 “중국과 경쟁하고 세계와 경쟁해야하는 상황에서 798아트비지니스센터를 세워 한국을 알리는 전초기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필립보 보베르(philippe bouvet) 리쉬국제예술센터 이사가 공연 설명을 하고 있다.


필립보 보베르 일호지국제예술구 리쉬국제예술센터 이사
“중국 최고의 공연장 자부심” 보람 느껴


“수준 높은 공연으로 베이징시민들 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음악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필립보 보베르(Philippe Bouvet) 공연전시기획자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필립보 보베르 기획자는 문화 전시 및 공연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베테랑 인사다. 그는 프랑스 출신으로 10여년간 유럽에서 일하다 십수년전부터 일호지의 리쉬국제예술센터에 영입돼 이사로 일하며 크고 작은 공연기획을 도맡아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 등 클래식을 사랑하는 유명인사와 애호가들이 이곳을 다녀갔다”며 “최대 40명이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지만 주로 4명, 6명, 10여명이 고품격 공연을 하며 실내악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일품으로 중국 최고의 공연장 중의 하나”라고 국제예술중심센터를 소개했다.

게시판과 팜플렛에는 연말 유명인사의 공연이 빼곡히 안내돼 유명세를 알 수 있다.

리쉬국제예술센터는 공장건물을 개조해 현대식 음악시설과 공연장을 잘 갖춘 것이 특징으로 주변에 다양한 전시도 이뤄지고 있었다.

필립보 보베르 기획자는 “입구부터 건물 바깥 너른 공간에는 대만 출신 친구가 크고 작은 코뿔소 조각을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으며, 부근 공장지대에 IT업계도 들어와 있다. 사무직, 디자이너들은 예술작품이 편안하게 전시된 공간에서 작업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그는 “중국의 5개 예술구는 행복한 미술타운이다. 하나 하나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문화예술이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베이징 798예술구 거리.
베이징 798예술구 거리.
베이징798예술구 전시작품 감상.
베이징 798예술구. 과거 핵폭탄 등 군수물자를 만들던 공장이 세계적인 예술촌로 변모했다.
베이징 798예술구. 기차와 굴뚝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조망한다.
베이징 798 예술구.
 
일호지예술구내 빨간벽돌미술관 입구.
일호지예술구내 홍주안미술관(빨간벽돌미술관) 외벽에 작품전시 안내가 돼 있다.
중국 베이징 일호지예술구내 빨간벽돌미술관 내부.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벽면과 바닥도 빨간벽돌로 돼있다.
베이징 일호지예술구내 리쉬국제예술센터 공연안내판.

중국 베이징 일호지예술구내 빨간벽돌미술관 내부.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벽면과 바닥도 빨간벽돌로 돼있다. 젊은이들이 단체관람후 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 내 북한화랑 전시작품.
중국 베이징 798예술구내 북한화랑 전시작품.

중국 베이징 798예술구내 북한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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