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드라마 잡았더라면…울고 웃는 편성 비화
그 드라마 잡았더라면…울고 웃는 편성 비화
  • 연합뉴스
  • 승인 2017.12.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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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포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tvN서 6.2%
소현경 작가, SBS 미니 대신 KBS 주말극 선택해 대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드라마 전쟁이 격화되면서 편성과 라인업 경쟁에서 방송사 간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각 방송사 모두 좋은 드라마를 선점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판단 실수로 다잡은 대어를 놓치거나 못 알아본 경우가 나오는가 하면,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 MBC가 포기한 ‘세상에서…’, tvN서 6.2%
지난 17일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종영한 tvN 4부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원래 MBC에서 편성할 예정이었다.

노희경 작가가 1996년 MBC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단막극을 21년 만에 리메이크하는 것이라 MBC에서 다시 방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MBC가 9월 파업에 들어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편성이 불발됐다.

리메이크 자체가 무산되는가 싶었지만, 라인업 상 짧은 드라마가 필요했던 tvN이 10월 이 드라마의 편성을 결정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원미경-유동근-최지우-김영옥 등 호화 라인업으로 무장해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방송됐다. 이 드라마는 3.2%에서 출발해 6.2%로 끝났다.

‘20세기 소년소녀’에 이어 ‘로봇이 아니야’ 등 MBC TV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이 2~3%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MBC가 포기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tvN에서 6%를 넘겼으니 MBC로서는 뼈아프게 됐다.


◇ tvN이 거절한 ‘힘쎈여자 도봉순’, JTBC 일으켜 세워
지난 2~4월 방송된 ‘힘쎈여자 도봉순’은 JTBC를 일으켜 세운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드라마가 큰 화제 속 대박을 치면서 JTBC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 드라마를 기점으로 JTBC 드라마 광고 경쟁력도 높아졌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자체 최고 시청률 9.66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광고주들이 가장 주목하는 2049 시청층을 사로잡으며 올 상반기 JTBC 광고 매출을 크게 확대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애초 tvN에서 먼저 검토했다가 최종 거절했다. 그랬던 ‘힘쎈여자 도봉순’이 JTBC에서 대박을 친 것은 상반기 방송가 힘의 균형을 깨트리는 ‘엄청난’ 역할을 했다.

tvN이 상반기에 선보인 드라마가 모두 실패한 반면, JTBC에서 ‘힘쎈여자 도봉순’이 대박을 치면서 후발주자였던 JTBC가 tvN을 추격하는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이로 인해 tvN 담당자가 시말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 소현경 작가, SBS 미니 대신 KBS 주말극으로 대박
시청률 40%(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넘기며 안방극장을 장악한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의 소현경 작가는 원래 SBS에서 올해 평일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할 계획이었다. 구체적인 기획안을 놓고 SBS 드라마국과 이야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대진표 등을 검토하면서 고민하던 그는 SBS 미니시리즈 대신 KBS 주말극을 최종 선택했다.

소 작가의 선택은 대박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2일 시작한 ‘황금빛 내 인생’은 지난 10일 방송된 30회에서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 SBS가 거절한 ‘품위있는 그녀’, JTBC드라마 최고 시청률
지난 6~8월 방송된 JTBC ‘품위있는 그녀’는 자체 최고 12.06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기록이다.

이 드라마는 SBS에서 먼저 검토했었다. 하지만 다소 자극적인 이야기가 지상파에서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으로 편성이 불발됐다. 방송가에서는 ‘품위있는 그녀’가 지상파보다는 표현의 자유가 큰 케이블에서 밤 11시대에 방송됐기 때문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질투의 화신, KBS 버리고 SBS로 옮겨 히트

지난해 8~11월 SBS에서 방송된 ’질투의 화신‘은 원래 KBS에서 방송될 예정이었다. KBS에서 구체적으로 제작 스케줄을 논의하고 9월 편성도 잡힌 상태였다. 하지만 도중에 제작사와 방송사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제작사가 SBS로 파트너를 바꿔버렸다. 이 과정에서 KBS가 제작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잡음이 한동안 일었다.

SBS로 옮겨간 ’질투의 화신‘은 7.3%에서 출발해 12.3%까지 오르며 히트했고, 조정석과 공효진이 연기한 남녀 주인공 캐릭터가 큰 화제를 모았다.

◇ SBS가 포기한 대작 ’미스터 션샤인‘, tvN서 내년 하반기 방송
지난해 김은숙 작가의 ’태양의 후예‘를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는 SBS는 김 작가의 신작인 ’미스터 션샤인‘은 무조건 편성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었다. 실제로 김 작가도,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사 화앤담도 SBS와 편성 논의를 제일 먼저 진행했다.

하지만 SBS는 그렇게 잡고 싶었던 ’미스터 션샤인‘을 지난 8월 스스로 포기했다. 높은 제작비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미술비 포함 회당 15억 원으로, 20부로 제작되면 총 제작비가 무려 300억 원에 달한다. 제작사는 이중 SBS에 회당 12억 원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면서 저작권 대신 방영권만을 내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미니시리즈 제작비는 회당 5~6억 원 선이다.

SBS는 결국 고심 끝에 ’미스터 션샤인‘ 편성을 포기했고, tvN이 이를 잡아 내년 하반기 방송할 예정이다. 애초 상반기 편성이었지만, 사전 제작과정에서 스케줄이 다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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