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사천시 중고통합학교설립,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현장칼럼] 사천시 중고통합학교설립,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 이웅재
  • 승인 2017.12.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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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취재부 부장대우)
사천시 서포·곤양·곤명면 등 서부지역 3개면의 공교육 시스템이 붕괴될 위경에 처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가 전국적인 현상이라곤 하지만 이 지역의 문제는 유·초·중·고로 진학하는 교육시스템의 붕괴란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 서부 3개면에는 3개 초등학교 213명, 3개 중 105명, 1개 고 62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이다. 이는 사천시 전체 학생에서 각각 3.32%, 3.6%, 1.9%를 차지하는 소규모 학교로 초등학생 108명과 중학생 43명이 다른 지역의 중·고교로 진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유일 인문계 고교인 곤양고는 향후 5년내 1학급을 유지하지 못해 폐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이 지역 중학교 졸업생 37명 중 21.6%인 8명만 곤양고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폐교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사천교육지원청은 벌써 이 지역 학교현장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2012년 4월 서포·곤양·곤명중 등 이 지역 3개 중학교를 적정규모학교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같은 해 11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거점기숙형중학교(가칭 광포만 중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학부모와 동창회 등 학교 및 지역 이해관계인들의 반대에 부닥쳐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과거 실패를 교훈 삼아 서포·곤양중과 곤양고 등 2개중과 1개 고교를 통합·운영하는 ‘중고통합 기숙형 거점학교’를 설립한다는 방침으로 이 지역 공교육 살리기를 모색하고 있다. 교육청의 입장에서 보면 ‘사천시 서삼면 중·고통합 기숙형 거점학교 설립’은 학부모 반대가 뻔히 예상되는 일이라며 몸사려도 무사안일, 복지부동이라고 질타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하지 않으면 욕도 먹지 않을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선 것은 수년내 닥쳐올 현실이 너무나 암울하고, 지금 개선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란 위기의식과 사명감으로 분석된다.

그래도 민원 앞에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공무원 신분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두렵고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의 의식있는 인사들이 나서 줘야 하는 이유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난다고 했다. 개별 학교가 자립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면 차선책이라도 강구해야 공교육 붕괴란 최악의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지역민들은 곤양고의 위기가 지역 공교육의 위기란 것에 공감하고 명문고 육성에 나서야 한다. 자녀들이 수십㎞ 원거리 통학하는 것을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학력의 질이 문제라면 정상화로 돌파하면 된다. 통합학교 신설에 따른 수백억원의 예산 지원은 교육의 질 상승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교육환경 개선에 유용한 재원이다. 기숙사와 다목적실을 구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고,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계발하는 무료 방과후 교육도 가능해진다. 농어촌가산점과 내신관리 등 곤양고의 장점은 경쟁력이 있다.

서부 3개면은 남해고속도로를 끼고 하동과 진주에 연접해 있다. 떠나가는 지역에서 들어오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는 역발상으로 위기 극복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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