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숙제 하나
김수환(형평문학선양사업회사무국장)
쉽지 않은 숙제 하나
김수환(형평문학선양사업회사무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12.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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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한반도 전쟁불가 및 비핵화, 평화적 해결 등의 4대원칙에 합의한 건 나름대로 성과다”, “너무 이상한 문 대통령 방중, 대체 이게 뭔가”, “문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공감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안 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은 매우 큰 성과다”, “한·중이 공조해 미국의 실력행사를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다룬 몇몇 신문 사설의 내용이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시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하고 그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돼 있다. 언론은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면서 뉴스의 의미를 올바르게, 정의롭게 해석을 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진보적이니까 진보의 주장만을 앞세우고, 보수적이니까 보수의 편에만 선다면 그 언론은 이미 언론의 사명을 저버린 것이 된다.

언론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고 부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들 중에서 유일하게 고시나 선거 같은 공식적인 검증 과정이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언론이다. 자본을 바탕으로 윤전기와 직원, 배급망만 구축하면 누구나 제4부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언론은 민간 활동이며, 언론사는 기업이고 기자들은 그 회사의 직원이지 국가가 부여한 특정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 사회는 언론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는 편이며, 언론은 어느 정도의 공신력과,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쯤에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이번 대통령의 방중 과정과 그 성과에 대한 유력 일간지들의 시각과 주장이 저렇게 판이하다. 굳이 그런 것을 비난할 마음은 없다. 어차피 언론은 이윤을 내야 살아남는 하나의 회사이고, 그 목적달성을 위한 저들의 경영방법이 각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언론의 사명이니 역할이니 따지는 일은 차라리 낭만이다.

일부 언론들이 국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보다는 뉴스 소비자들이 좋아할 뉴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치도 좋지만 언론사의 이익과 사주의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중시하는 언론시장에서 소비자인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좋은 물건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저 기사가 비난인지 비판인지, 공익인지 사익인지, 짐작인지 팩트인지, 보도인지 선동인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말해놓고 보니 결코, 결단코 쉽지 않은 숙제다.

김수환(형평문학선양사업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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