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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사태, 상생의 길 찾아야 한다문병기 (취재부장)
문병기  |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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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8  22: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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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기자 (취재부장)


최근 지역의 한 조선소 사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시작된 공방이 갈 수록 진흙탕싸움으로 번지는 듯하다. 불법이 있으면 당연히 처벌 받겠다는 조선소측과, 민원제기를 넘어 공장의 숨통을 끊어려는 일부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조선소는 사천시 향촌동에 있는 작은 조선소이다. 수 십년 전부터 이 곳에 터를 잡고 작은 선박들을 수리해오다 최근들어 외형이 커지면서 조선소의 형태를 갖췄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에서도 이 조선소는 남다르다. 최근 수주액이 수 백억 원에 이르고 종사자만 1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이 조선소에서 나오는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조선소의 외형이 커지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었다. 조선소측은 환경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막무가내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민원제기를 넘어 조선소 진·출입로마저 중장비를 동원해 막아버렸다. 엄연히 불법인 데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불법을 저지르면 누군가가 제재를 해야 하는데 모두가 강 건너 불 구경하듯하니 불법이 정당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사천시의 태도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는 민원이 발생하면 위법한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을 집행하면 된다. 그런데 사천시는 그러질 못했다. 조선소의 위법에 대해서는 이 잡듯 뒤져 강력한 행정적인 조치를 취했다. 심지어 공장폐쇄 운운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원을 제기한 일부 주민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눈을 감으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조선소측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불법을 저지러면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응당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게 법치국가이고 공평한 것이다. 하지만 법이란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조선소가 처한 현실적인 부분도 깊이 고려해 판단하는 것도 행정의 의무이다.

지금 이 조선소에는 해경 등 관공서에 납품할 배들이 건조중에 있다. 만약 진입도로를 불법으로 막거나 영업정지 등 행정적인 조치가 내려진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공장 문을 닫을 경우 수 백명의 가족들이 생활 터전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연히 원망의 화살은 사천시로 향할 것이며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시가 불법을 눈 감으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그 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밥줄만은 끊지 말아야 하고, 합법적인 대책을 마련할 시간은 벌어줘야 한다. 사천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보다 지역에 있는 기업을 지키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행정의 몫이다.

사천시는 나무만 보고 공장폐쇄 운운할 게 아니라, 숲을 보고 상생이란 길이 무엇인 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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