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학교폭력은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김성규(진주교대 교수)
[경일포럼] 학교폭력은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김성규(진주교대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8.01.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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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위해 진주 어느 봉사단체가 K-POP 경연대회를 열었다. 청소년들이 쏟아내는 힘과 열정을 보면서 청소년기의 아주 건전한 문화의 한 부분을 본 것 같아 내심 기뻤고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요즘 교육현장은 학교폭력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가 생기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가 깊다. 과거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양상을 살펴본다.

1950∼60년대는 전쟁 직후 정치 사회적으로 교육이 정착이 되지 않은 어려운 시대였다. 당시 학교폭력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 가난 등의 원인과 외부의 유해환경 그 자체였다.

1970년 유신정권 때에는 사회문제로 학교폭력은 상대적으로 이슈가 되지 못했다. 1980년대 들어 정치, 사회 민주화와 전환시대에는 경제성장과 연관된 금품갈취, 삥뜯기 등 사회발전으로 학교폭력의 양상도 변해 갔다. 특히 요즘도 볼 수 있는 환각제 흡입 후 범죄를 저지르는 양상도 나타난다.

1990년대는 사회분위기의 악화로 해외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전자오락실, 만화방, 노래방, 당구장, 디스코장 등을 유해환경이 난립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캐치 프레이즈가 나왔고 1997년 비로소 청소년 보호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2000년대는 집단 괴롭힘, 금품갈취, 폭력행위의 문제는 여전했다. 특히 ‘빵셔틀’이란 학교폭력 배경에서 나오는 용어까지 등장하게 된다.

또한 게임이나 웹툰이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지만 청소년보호법의 실효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현 입시제도로 1등만 살아남는 우리의 현실이 학교폭력의 큰 원인일 수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에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폭행, 협박, 따돌림 등을 통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 하고 있다. 너무 포괄적이다 보니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사례가 증가하게 됐고 친구와의 다툼도 용납 못하는 세상이 됐다 ‘아이들 싸움인데’ 하고 묵인하는 경우도 이젠 옛말이다.

학교폭력은 본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의 책임이기도하다. 그래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를 비롯한 가정과 사회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어느 지자체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학교폭력예방 연극 경연대회를 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 눈으로 바라본 학교폭력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고 그 속에서 나름의 해결방안을 찾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또한 심포지엄을 개최해 청소년 유관기관 종사자, 교사, 학부모,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학교폭력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다.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가정, 학교, 사회 환경에 있다고 본다. 손석한(신경정신과 의사)이 세상 관심법에서 ‘소년의 잘못된 언행을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라고 언급했다. ‘그 모두가 어른들을 보고 배운 것’이라 생각하므로 가정의 역할, 교사의 노력 그리고 사회의 관심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희망찬 2018년은 우리 모두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때 학교폭력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김성규(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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