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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단상
최봉억(김해계동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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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7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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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억
무술년 새해가 시작됐다. 송구영신! 지난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도모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의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 학교는 3월 초가 맞고, 동양철학의 입장에 보면 입춘이 맞기도 하다. 나잇살을 욕심내는 녀석들에게는 동짓날 새알을 하나 더 먹음으로써 잠시라도 일찍 한 나이 더 먹게 되는 것이고, 때 놓친 노처녀는 입춘이 유리하기도 하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시간의 마디가 가치나 사람에 따라 다른 것도 같다.

새해에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했다. 지난날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을 새롭게 다잡을 기회로 삼기도 할 것이다. 단지 멋진 일출만 감상하려면 TV같은 곳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다. 하지만 정월 초하루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영접하는 새해 해맞이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런 해맞이를 위해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산이며 바다며 하다못해 아파트 옥상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해맞이의 위치와 투자된 노력에 따른 감도는 욕구와 만족감에 따라 사뭇 다르다. 이렇듯 시간의 마디 중 한 해가 시작되는 지점에서의 광경은 이렇게 다르다.

해맞이를 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염원하고 다짐했을까. 소소하게는 개인이 기획한 프로젝트의 성공이나 진학, 취업, 가족의 건강 일 수도 있고, 또 크게는 한미FTA, 동북아 평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까지 그 범주를 달리해 다양한 기원을 할 것이다.

짓궂은 장난으로 소원을 말해보라지만 누구든 선뜻 그 소원을 말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소원의 내용과 중량이 절실하고 무겁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아이러니한 현실은 해맞이 장소에서 떡국을 나눠 먹기 위해 줄을 선 자리에서 새치기를 하고 그로인해 얼굴을 붉히고 고성까지 오가는 것을 보면, 새해의 염원이 역설적으로 희화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말연시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일상에서 그 단단한 다짐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 곧 우리네 삶의 질곡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런 또 한 해를 시작하고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일상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견디게 하는 지혜가 ‘세월의 흐름’이라면 해는 매일 또 그렇게 뜨고, 그렇게 지는 해를 보면서 지혜를 얻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다. 행복은 가끔 있는 즐거움이 깨알 같이 박힌 뭉툭한 일상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시간의 마디마다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일을 착실하게 이루어낸다면 큰 행복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최봉억(김해계동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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