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특식 외로운 영혼 허기질까 걱정 되
하늘에서 퍼준따끈한 밥 한 주걱
-김종태
계절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사방이 춥다.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든다. 기운도 없고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수록 소외감이 더해진다. 자신감마저 사라져 재차 외딴 섬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어쩌면 약으로도 치유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는 대부분 도시인에 비치는 영혼의 우울한 감정이지 않을까.
하늘이 알고 혹여, 조금의 위로라도 되라는 듯 고운빛깔 한 주걱의 밥을 이 도시에 내리는 것이겠다. 그러니 두 손을 모은 듯 저토록 공손한 태도로 하얀 쌀밥을 받는 것 아니겠나. 입안에 퍼 넣는 순간, 시린 가슴이 지펴질 것 같다. 움츠렸던 어깨가 활짝 펴질지도 모른다. 이 겨울! 특식의 효능을 믿어보자./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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