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취미를 직업으로' 김인한씨
[행복한 도전]'취미를 직업으로' 김인한씨
  • 임명진
  • 승인 2018.01.1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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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기 직접 제작, 입소문 나면서 사업등록
좋아서 시작했다. 많이 다치기도했다. 그래도 참 재미있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오픈빌드(OPENBUILDS)’라는 영어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오픈빌드는 만들고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무엇을 만든다는 걸까. 김인한(48)씨의 이야기다. 진주시 상봉동의 낡은 건물 2층에 자리한 대여섯 평 남짓의 작업실은 각종 기계도구와 피규어 모형이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인한씨는 각종 모형이나 시제품을 제작하는 조각기를 만들고 있다.

그의 조각기는 목공예나 간판, 피규어 제작 등 거의 전분야에 걸쳐 모형을 만들어 내는 작업기계다. 인한씨는 10여 년 취미로 피규어를 제작하는 일에 빠졌다. 피규어란 ‘만들어진 모양, 모형’을 뜻한다. 유명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목공예나 장식 등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제작물이 이에 속한다.최근에는 인기를 끌고 있는 드론이나 각종 모형을 직접 제작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어 국내 시장규모도 커져가고 있다.

그런 인한씨가 조각기를 만들기 시작한 지는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정말 우연찮게 시작했어요. 지금보면 틈새시장을 잘 개척했던 것 같은데 실행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죠”

남다른 손재주를 타고난 인한씨는 어릴 적부터 만들고 고치는 일을 좋아했다. 자연스레 직장도 모 전자회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시작했다.

15년 동안 고객들의 고장난 제품을 고쳐주다 어느 순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취미로 피규어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크기가 1m가 넘는 곡예용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에 날리곤 했다. 남강둔치에서 무선조종기로 직접 만든 비행기를 날리는 일은 남다른 즐거움이었다.

가정을 꾸리고 인한씨는 개인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손대는 사업마다 이상하리 만치 신통치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취미로 만든 다양한 피규어는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특히 그가 피규어를 만드는 조각기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그는 깍아내거나 붙이는 작업을 위해 그만의 제작도구를 직접 만들었다.

“처음에는 한두분이 제가 만든 모형을 보고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해 드렸는데 그게 입소문이 나길 시작했어요. 한대가 두대가 되고 두대가 네대가 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지난해 1월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정식으로 조각기 제작 사업을 시작했다.

가격도 중국산보다 저렴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창업보육센터나 학교, 관공서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200여 대의 조각기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

자신의 조각기로 목공예 등 창업에 나서는 이들을 볼때마다 보람 또한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누구나 직접 만들수 있게 도면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통하더군요.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좀 더 큰 공간에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김인한(48)씨가 진주시 상봉동의 낡은 건물 2층에 자리한 대여섯 평 남짓의 작업실에서 자신이 제작한 피규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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