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새로운 한국인의 탄생을 기대한다
김진석(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교수)
[경일시론]새로운 한국인의 탄생을 기대한다
김진석(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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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인구가 70억명을 돌파했다는 유엔의 발표가 있었다. 연간 평균 인구증가율은 약 1.1%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지금 인구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면 식량자원이 고갈되어 인류가 구조적 빈곤에 빠질 것이라는 ‘맬서스 인구론’의 논리는 식량과 인간 양 측면에서 모두 빗나갔다. 식량생산은 늘고 있고, 석유 등 다른 천연자원도 당장 고갈되지 않는다. 줄리언 사이먼 교수는 진짜 자원은 자연자원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소위 ‘인적자원론’을 갈파해 유명해졌다. 인간만이 궁극적인 자원(the ultimate resources)이라는 것이다.

그는 식량도 자연자원도 인간의 의지가 투입될 때 비로소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류는 굶주림의 절대 제약에서 이미 벗어났다. 굶주리는 국민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정치나 전쟁의 결과다. 호모 사피언스(homo sapiens:생각하는 인간)야 말로 궁극적인 자원인 것이다. 아무리 많은 천연자원도 인간이 그것을 자원으로 이용할 때 비로소 유용한 자원이 된다. 천연자원이 부족하더라도 부자가 된 나라들이 많다. 영국이 그랬고, 일본이 그랬고, 우리나라가 그렇다. 남미에서 금광을 발견한 스페인은 유럽의 빈국이 되었고, 북해유전을 발견한 영국은 ‘영국병’으로 내려앉았다. 네덜란드 조차 그랬었다. 실제로 산유국 중에서 선진국은 없다. 부를 축적해 내는 것은 인적자원 그 자체에 있고, 인간의 의지가 바로 부의 원천인 것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우리나라를 설명할 때 통상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제유와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된지 오래다. 봄철이면 보릿고개에 허덕이던 나라가 이제는 쌀소비가 줄어들어 오히려 걱정이다. 이것은 한국인이라는 매우 특유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에서는 빈국이지만 인적자원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

지금 국가를 재건하고 있는 이라크의 고위 관료나 빈곤퇴치 운동을 펴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정부 인사, 그리고 파키스탄의 장학생들이 줄을 지어 우리나라를 찾아와 성공요인을 배우고 있다. 한국이 어떻게 인재를 키우고 활용했는가에 이들은 견학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이 한국 인재들을 발굴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폴 크루그만 등 일부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이 저임금 노동력을 대거 투입해 성공한 것일 뿐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궁극적인 자원으로서의 한국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경제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 애플과 일전을 겨루고 있는 삼성전자를 크루그만은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런 경제학을 ‘오류의 경제학’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앞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5만달러 시대의 대한민국도 결국 새로운 인재가 끌고 가게 될 것이다. 물론 이들은 2만달러 시대의 인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전문지식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인재들이 나올 것이다. 개방적이고 글로벌화 된 고도의 지식과 정보능력을 갖춘 새로운 한국인의 탄생인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한국인의 탄생과 육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몫이 아닌가 한다.

 
김진석(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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