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아침논단]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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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을 하루 앞둔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터미널에 설치된 이른바 ‘비즈니스석 패스트트랙’이 원래 의도했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을 보면서 과연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특권계층을 위한 특혜이고 일반 승객들에 대한 차별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패스트트랙’이란 우선 탑승이 필요한 승객이 신속한 입출국 절차를 제공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전용출국통로로서,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도 동·서 양쪽 끝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 트랙은 보행 장애인, 7세 미만 유·소아, 70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와 같은 교통약자 및 국가유공자나 기업인(CIP)카드 소지자 등 정부가 지정한 일부만 사용 가능하다.

개항을 앞둔 제2터미널에도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교통약자 우대 출구’ 외에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들을 위한 별도의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설치되어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항공사들은 제2터미널의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운영을 요구하면서 이 통로의 이용에 대한 별도의 비용을 항공사가 부담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위화감 조성’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임시로 승무원과 도심공항터미널 이용 승객을 대상으로 이미 설치된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지금까지 승무원과 도심공항터미널 이용 승객들은 제1터미널의 일반 출구 측면의 전용통로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현재 국제선 이용 승객 상위 20개 공항중에서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없는 곳은 인천공항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의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에서부터 수천만원까지 항공료를 지불하는 비즈니스석 이상 승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는 것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서도 승객 처리의 효율성과 인천공항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수의 급증으로 공항의 혼잡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승객의 5%가 넘는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들이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일반 출국 게이트의 출구절차도 빨라지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항공사들이 지불하는 패스트트랙 이용료를 공항공사에서 교통약자 편의시설 확충에 활용하게 되면 항공사들은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이용객들은 더 나은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므로 공공재로서의 공항의 역할도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반 승객들이 느낄 수 있는 박탈감이나 돈으로 특혜를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국민적 정서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이미 승객이 지불하는 가격에 따라 항공권도 일등석·비즈니스석·이코노미석 등으로 판매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미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호텔이나 음식점 등에서는 패스트트랙과 유사한 성격의 서비스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위화감’을 이유로 가격차별화를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 또한 외국의 공항에서도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정착되어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의 도입으로 일반 승객들이 피해를 입거나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일반 승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에서는 이를 무조건 특혜라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한 승객들에게 조금 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면서, 이들이 지불한 비용을 공항이 이용객들의 편의확대를 위해 사용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을 도입하여 인천공항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공항 이용객들에게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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