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정승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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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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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일이다. 40대 후반의 약간 말을 더듬은 권력가의 독특한 억양은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국토분단 이후 북한과 최초의 합의사항, 7개 항이 공표되었다. “쌍방은”으로 시작한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발표문, 7·4 공동성명이다. 강산이 너 댓 번 바뀐 1972년 7월 4일의 일이다.

▶곧 통일이 되는 줄만 알았다. 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한 민족적 대동단결을 도모하고 무력도발과 군사충돌은 물론, 상호 비방을 중지하고 각 방면의 교류를 천명했으니 말이다.

▶이후 몇 해 동안 수 백 개의 출구를 갖춘 수 십 개의 대남 침략용 땅굴이 발견되는 등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졌다. 북한은 서울올림픽을 저돌적으로 방해하고 불참하였다. 1991년과 2000년엔 7·4공동성명보다 훨씬 고차원의 ‘평화’를 담은 각각의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선언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의 두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핵무기로 무장하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단다. 체제선전 목적의 예술단을 파견하고 수 백 명 규모의 응원단이 남으로 내려온다. 모두 북의 요구 따름에 우리 돈으로 치른다. 몇 명의 선수를 참여시키고 단일팀으로 포장되는 것이다. 너무 요란하다. 그동안 북한이 보였던 치고 빠지는 ‘담담타타’(談談打打), 그 관행적 기만과 다름 아닐 것 같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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