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진주여고 엄시은 학생
[행복한 도전]진주여고 엄시은 학생
  • 임명진
  • 승인 2018.01.18 09:4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년 전통 댄스동아리 '피플파킹' 해체위기서 구출
엄시은(진주여고 댄스동아리 피플파킹)

“대학가서 못다 한 춤 더 열심히 추면 되죠.(웃음)”


해가 바뀌어 이제 고3이 된다는 엄시은(19)양에게 “수능 공부하느라 이제 춤을 출 시간이 별로 없겠다”고 농담을 건네자 이런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등 숱한 인사를 배출한 지역의 명문 진주여자고등학교에 1999년에 창단한 댄스동아리가 있다.

알고 보니 제법 유명한 댄스동아리다. 지난 10월에 열린 진주 개천예술제 댄스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5월에는 진주시 청소년페스티벌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진주시청소년수련관의 지원을 받아 매달 1회 이상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댄스동아리 ‘피플파킹’을 소개하는 시은양의 목소리에도 자부심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시은양은 지난해 동아리 부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했다.

진주여고에 입학하고 나서 댄스동아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뛸듯이 기뻤다고 했다. 한걸음에 달려가 1등으로 부원가입을 신청했다고.

피플파킹은 사람들이 주차를 하다가 멈출 만큼 주목을 받는 공연을 선보이자는 뜻을 담고 있다.

1학년 7명, 2학년 9명 등 16명의 여고생들이 펼치는 댄스 군무는 ‘진주여고의 꽃’으로 불릴만큼 인기가 많다.

부원들 역시 개성이 넘치는 친구들이다.

공부 잘하는 친구, 성격이 화끈한 친구, 소심한 친구, 춤을 잘 추는 친구, 미술하는 친구, 메이크업을 배우는 친구, 요가 자격증을 공부하는 친구 등 제각각이다.

춤을 통해 친구가 됐고, 서로를 이해하며 아껴주는 사이가 됐다. 점심시간에 30분 정도 학교 강당에서 연습하고 주말에는 청수년수련관에서 2시간씩 연습하는 게 전부다.

“춤은 방탄소년단이나 유명 K-POP그룹이나 가수의 안무를 따라하는 것도 있지만 성예란이라는 친구가 축이 되서 안무를 직접 창작도 해요. 그 친구는 춤을 너무 잘 춰서 수상도 여러번 한 실력파에요”

시은양과 부원들은 춤추는 것이 그저 좋다고 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서로 안무를 맞춰 보고 호흡을 같이 하다 보면 어느새 땀으로 범벅이 된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어른들이 말하는 배려하고 인내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 것 같아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몸도 건강해 지고, 저희들에게 춤은 열정 그 자체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날라리 같다, 공부 안하고 뭐하는 짓이야’ 라는 어른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교과과목과 관련이 없는 동아리를 정식 동아리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식 동아리가 아니게 되면 18년간 지켜온 동아리 전통은 사라지게 된다. 대상으로 거론된 10여 개 동아리 부장과 친구들이 똘똘 뭉쳐 어떻게든 동아리를 살리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학교를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갔다.

그 결과 학교에서도 그대로 존치한다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시은양은 “다른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문제에 대해 공감을 하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제 3학년에 올라가면 시은양의 동아리 활동도 사실상 끝이 난다. 진학반이 됐으니 대학입시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시은양은 지난 2년의 동아리 활동에 대한 자신의 점수를 85점으로 매겼다. 100점을 주고 싶지만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사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하나 생겼어요. 소셜네트워크(SNS)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아리 홍보나 발표를 많이 했는데 그게 참 재미있고 좋았어요. 그래서 대학에 가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배워보고 싶어졌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진주여고 댄스동아리 '피플파킹'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랜드프로 2018-01-25 18:23:29
멋져요! 응원할께요! 화이팅!
슬공주 사랑해!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