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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정부규제는 시장 기능에 순응해야
이웅호(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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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1  23: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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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서울의 한 분식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장 실장이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즉, 한 개구쟁이가 벽돌로 빵집 유리창을 깨고 도망갔다. 사람들이 모여 그 아이를 나무라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와 “그렇게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면도 보라”고 하면서, “빵집 주인은 이제 유리를 새로 갈아야 하고, 이는 곧 유리창 수리업자의 소득이 될 것이며, 이는 승수효과에 의해 사회적 소득을 창출하여 경제 활성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수긍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돈으로 빵집 주인이 유리창 수리에 사용하지 않고 더 요긴한 곳(생필품 구입 등)에 사용하더라도 소득창출효과는 같을 것이다. 오히려 빵집 주인의 효용이 더 커졌기 때문에 사회적 후생은 더 증가할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 인위적 개입은 효율성 저하뿐만 아니라 사회적 후생도 떨어뜨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시장의 기본원칙인 가격의 기능을 통제하여 정부의 경제적 기능을 높이려는 경향이 높다. 시장을 가격기구에만 맡겨 놓을 경우 내·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시장의 실패’라 한다. 시장의 실패를 보전하기 위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게 되는 데 이를 ‘정부의 규제’라 한다. 그런데 정부의 규제 중 사회적 규제는 선진국에서 더 강하게 실시되는 반면, 경제적 규제는 선진화될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경제적 규제를 직접 할 경우에는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다.

최저임금제는 저임금의 노동자가 적절한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소득을 상정하여 정부가 균형임금보다 놓은 수준에서 법정최저임금을 설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균형임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공급자(노동자)는 노동공급을 늘리고 수요자(기업)는 수요를 줄이게 되어 노동의 초과공급 즉 실업이 발생하게 된다. 최저임금제는 지나치게 낮은 임금으로 부당하게 대우받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에 반해 실업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의 해결이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어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최저임금제를 옹호하는 사람은 이 제도가 저소득 노동계층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한다. 물론 이들도 이 제도가 실업을 증가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고, 최저임금이 높을수록 저소득 노동자들의 소득유발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이 정책이 빈곤을 퇴치하는 최선의 방책이 아니라며,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비숙련노동자를 중심으로 실업이 증가하여 더욱 빈곤해진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모두 빈곤한 것이 아니다. 이들 가운데 1/3 정도만 빈곤선 아래에 속한 가정의 구성원으로, 상당수는 용돈을 벌기 위해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중류층 가정의 청소년들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의 명분은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영세업체가 어려움을 겪거나 고용이 줄어드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해야 할 정책”이라고 밀고 나갈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책이 시행되자 제일 먼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 영세업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따라서 정부는 정책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학자들과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적정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모든 정책은 현실과 조화를 이뤄가야 한다. 그걸 부정하면 정책이 아니라 오기다”라는 어느 컬럼의 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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