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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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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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를 일으킨 유니온 카바이드
유니온 카바이드
유니온 카바이드 대참사
유니온 카바이드(Union Carbide Chemical-UCC)는 산업용 가스 및 각종 석유화학제품, 솔벤트, 농약 원료 등을 생산하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었다. UCC는 이들 제품 외에 농업용 필름, 각종 식품포장재, 포대 등의 원료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의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세계 각지에 보급해왔는데 PP 기술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러나 UCC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이 같은 석유화학 제품이나 PP 제조기술이 아니었다. 유니온 카바이드의 인도 현지법인인 UCIL(Union Carbide India Ltd)은 인도 각지에 공장을 두고 있었으며, 보팔 공장은 1969년에 설립되었다.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이러한 투자를 매우 반기는 상황이었다.

UCIL 보팔 공장은 위험물질의 유출 등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장입지 자체도 인구가 거의 살지 않는 황무지를 선정하여 공장을 설립하고, 당시 기술로선 최첨단인 여러 안전장치들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를 개선해 나갔다. 그런데 1984년 12월 3일 23시를 갓 지날 무렵, 한 직원이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농약 및 살충제 제조에 쓰이는 독성 화학물질인 아이소사이안화 메틸(MIC)을 저장하는 610번 탱크의 온도가 갑작스럽게 급격하게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공장 측은 당장 사용 가능한 모든 안전대책을 총동원했으나 하나도 작동하지 않거나 무위에 그쳤고, 시간만 흘러갔다. 이미 MIC의 유출이 시작되고 있었던 12월 4일 00시 30분, 610번 탱크의 콘크리트에 균열이 발생했고, 보팔 공장은 비상 사이렌을 울리는 것과 동시에 전 근로자 대피명령을 하달했다. 결국 610번 탱크는 폭발하고 말았고, 저장되어 있던 42t 규모의 MIC 가스가 본격적으로 유출되기 시작했다.

현지 경찰이 주변 차단과 동시에, 새벽 1시를 기해 비상경보를 발령했으나 이미 가스는 퍼질 대로 퍼진 뒤였고, 주변 마을에선 피해증상을 나타낸 첫 환자가 새벽 2시, 병원에 도착한 것을 기점으로 단 몇 십분 만에 주변의 모든 병원은 마비상태가 되고 말았다. 보팔 전 지역에 사이렌과 함께 대피 경보가 울렸으나 이미 가스가 퍼져 초대형 참사가 터지고 말았던 것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610번 MIC 저장 탱크로 1000~2000갤런의 물이 유입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대량의 물과 MIC의 만남은 곧 화학 작용을 통해 급격한 온도 상승을 일으키고, 여기에 탱크내부의 녹이 화학작용을 촉진시키며 탱크의 폭발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MIC 저장 탱크의 내부온도를 0도로 유지시켜야 하는 냉각 시스템이 무려 5개월 동안 가동되지 않았으나, 공장 근로자 중 누구도 이 사실을 몰랐던 것이었다. 가스 누출 당시에만 3787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가스누출로 후유증을 얻은 사람들이 사망하며 1만 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최소한 55만8125명으로 집계되었다.

대피하지 못한 어린이들과 노인 등의 피해가 컸다. 부상자 중 상당수는 실명 등의 중상을 입어야 했으며, 가임여성들은 이후 유산 및 기형아 출생 등으로 고생했다. 인도 정부는 유가족 1가구당 고작 835달러를 지급했다. 835달러라면 당시 인도인의 3년 치 월급에 해당되는 액수였다. 유니온 카바이드는 대참사를 일으키고도 “인도인에게 800달러가 넘는 돈이라면 너무 과한 보상이다. 450달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망언을 하여 전 인도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유니온 카바이드의 주가는 폭락하였다. 결국 초거대기업이던 유니온 카바이드는 2001년, 다우 케미컬(The Dow Chemical Company)에 인수되고 말았다. 다우 케미컬은 아직까지도 인도 정부와 배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참사 당시 유니온 카바이드의 경영자들은 여전히 인도 정부로부터 형사소송법에 따른 고소를 당한 상태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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