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농업 유전자원의 가치
강양수(전 경남도 농업기술원장)
[경일칼럼] 농업 유전자원의 가치
강양수(전 경남도 농업기술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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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세계 농작물 종자 시장규모는 370억 달러 수준으로 기후변화와 생산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종자 교역량은 식량작물 63%, 채소 34%, 화훼 3%로 주요 수출 국가는 프랑스, 미국, 네덜란드 등 글로벌 기업 소유 국가들이고 우리나라는 30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6765개 품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국내 품종이 5313개 품종이고 외국품종이 1452개 품종이다.

종자는 세계적으로 거대한 로열티 시장을 형성하는 배타적, 독립적 권리이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유전자원을 활용한 종자 개발이 우리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유전자원이란, 인류에게 실질적 또는 잠재적 가치가 있는 유전 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유전자원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의·식·주의 원천으로 문명을 형성하고 정치, 사회, 문화를 발달시키는데 크게 기여 했다. 특히, 자국의 식량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미국, 인도,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5번째 유전자원 보유국이 되었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유전자원은 그 가치에 대한 국내 인식이 형성되기 이전에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외국으로 유출되어 그 나라의 다양한 품종 개발에 이용되었고 일부 품종은 국내로 역 수입되기도 했다.

현재 국산 종자 자급률은 벼, 밀, 보리, 고추, 배추, 수박, 오이, 참외 등은 100%이지만 양파 23%, 토마토 38%이고 과수인 사과·배는 18%, 포도 3%, 참다래 24% 정도로 낮은 편이다.

또한, 주요 채소작물인 파프리카, 멜론 1알의 종자 가격은 500원 정도이나 미니 파프리카 종자의 경우에는 금값보다 3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고 수박·참외는 160원, 풋고추·토마토는 150원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국내 품종 개발 보급에 따라 지난 10년간 로열티 절감 추정액은 470억 원 정도이나 2016년 기준 로열티 지급 추정액이 1786억 원으로 우리 품종을 더 많이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딸기의 경우 불과 10여 년 전에는 그의 일본산 품종을 재배했는데 농촌진흥청과 지방농촌진흥기관에서 설향, 매향, 싼타, 금실, 등 우수한 품종을 육종함으로써 국내 총 재배면적의 93%를 국내산 딸기 품종을 심어 수출과 더불어 국내 수요를 충족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경북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한 싼타, 환타 딸기 품종을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재배하기 위해 로열티를 받고 수출 협약을 하는 한편, 국내외 바이어 등이 연구소를 방문하여 육종 과정과 재배 현장을 견학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뿌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제 유전자원은 품종 개발, 천연물 신약, 바이오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물, 공기 등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적 가치, 문화적 가치, 사회적 가치, 정치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유전자원 전쟁에서 선점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함께 산·학·관·연이 협력하여 작지만 강한 농업국으로 발전하는 무술년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강양수(전 경남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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