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정신(晋州精神)으로
강인수(형평운동가 백촌 강상호 유족)
[기고]진주정신(晋州精神)으로
강인수(형평운동가 백촌 강상호 유족)
  • 경남일보
  • 승인 2018.01.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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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수


역사와 충절의 고장 진주에는 진주정신(晋州情神)이 흐르고 있다. 고려 신종 3년(1200년) 진주의 공사노비(公私奴婢)가 민권을 부르짖으며 일으킨‘고려민권항쟁 이른바 정방의(鄭方義)의 난’, 조선 철종 13년(1862년) 진주농민이 봉기해 삼남 일대에 파장을 일으킨 ‘진주농민항쟁 이른바 진주민란(晋州民亂)’ 진주성을 둘러싼 임진왜란 때 왜군의 침략의지를 보기 좋게 꺾어 경상도와 호남곡창지대를 지킨 진주대첩, 일제침략기의 의병활동, 3.1 독립운동, 숨도 제대로 못 쉬던 일제 강점기에 인간평등과 항일정신을 부르짖은 형평운동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진주인은 불의 앞에서 늘 당당했던 진주정신이 있었다.

진주정신은 지금도 푸른 남강처럼 유유히 흐르고 있다. 그러함에도 돌이켜 보면 진주시민은 진주정신이 없는 것처럼 너무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었거나 빼앗기고 살아온 것 같다. 한 예를 들면, 한때 구한말 진주는 경상남도의 행정중심지인 도청소재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진주도청을 강제로 부산으로 빼앗긴 아픈 상처를 입었으며, 해방 후에도 도청을 되찾지 못하고 군부세력에 의해 얼토당토않은 창원시로 빼앗기는 수모(受侮)를 당했다. 잃었거나 빼앗긴 것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다 들먹일 수는 없지만 향토를 사랑하는 진주시민이라면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진주의 자랑 경남일보에 관한 것이다. 경남일보는 구한말 1909년 10월 15일 진주에서 창간된 국내 최초의 지방지(地方紙)로 진주시민의 자부심이며 자랑이다. 또한 경남일보야 말로 일제강점기 창간 후 진주시민과 애환(哀歡)을 같이 해온 정서(情緖)어린 신문이다. 그러므로 경남일보는 진주시민의 곁을 떠날 수 없으며 진주시민의 가슴속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함에도 경남일보에 대한 진주시민의 애향심과 자부심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아쉬울 따름이다.

다행히 진주시가 진주대첩광장(晋州大捷廣場)을 조성하고 형평문학제(衡平文學祭)를 제정한 것은 진주시민의 자부심을 살린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운 쾌거(快擧)로 청사(靑史)에 길이 빛날 것이다.

이 글을 진주시민께 올리는 필자는 형평운동가(衡平運動家), 강상호(栢村 姜相鎬)의 유족(자)이다. 고향은 진주이지만 생업을 위해 1961년부터 현재까지 56년간 대구에 거주하고 있다. 고향 떠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내 고향 진주를 못 잊어 비봉산(飛鳳山)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비봉산 허리에 아지랑이 피고 의곡사 골짝에 뻐꾹새가 울면 나물 캐는 소녀들의 노래소리 고와라.

타향에서 한잔하며 울먹이는 노래는 ‘삼천리 방방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내 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해라’ 의 남인수의 ‘내 고향 진주’.


강인수(형평운동가 백촌 강상호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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