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학생들에 쏟아지는 악플…상처 더해
사고 학생들에 쏟아지는 악플…상처 더해
  • 정희성
  • 승인 2018.01.24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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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활동 아닌데…" 일부 언론 추측성 보도
지난 22일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겸한 해외여행을 떠난 산청지역 중·고교생 8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2명이 중상을 입고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있다.

사고소식이 알려진 후 일부 언론에서 “선교활동을 위해 학생들이 캄보디아로 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사화했다. 이 후 기사에는 “불교 국가에 왜 선교활동을 하러 갔느냐”, “우리나라에도 많은 불우이웃이 있는데 왜 먼 곳까지 봉사활동을, 웃긴다” 등 피해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비난하는 악성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은 욕설과 함께 피해학생들을 조롱하는 글까지 남기고 있다.

악성댓글이 이어지자 피해학생 친구들과 가족들이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산청중학교에 다니는 조 모양은 SNS를 통해 “캄보디아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선교를 위한 봉사활동이라는 오보가 났다. 친구들의 목적은 선교가 아닌 해외여행겸 봉사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들끼리 ‘좋으리’라는 봉사조직을 만들고, 직접 현지 봉사단체를 찾아 연락해서 결정 난 사안”이라며 “제발 기사만 믿고 책임 없이 내뱉는 무개념 누리꾼들의 말에 친구들과 부모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피해학생의 가족들도 “어른들 도움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갔다”며 “선교활동을 위해 간 것이라는 오해가 제발 풀렸으면 좋겠다”며 누리꾼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도교육청도 “2월 1일까지로 예정된 학생들의 이번 방문은 학생 일부가 지난해 여름방학 때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현지 아이들과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생들이 관광을 하다가 쩜나옴 마을에 들러 현지 아이들과 봉사 형태의 마을 체험 및 현지 아이들과 교류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교활동을 하러 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은 2015년 방학부터 적게는 2명, 많게는 6명씩 어울려 캄보디아를 방문해왔다. 앞선 방문에서는 부모가 인솔자로 동행했지만, 이번에는 인솔자가 없었다. 대신 학생들과 부모의 지인인 1명이 24일께 인솔자 성격으로 합류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 심리전문가는 “악성 댓글 대부분은 자신의 의견에 반한다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비난해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범죄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악성 댓글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만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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