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경남일보 기획] 천년도시 진주의 향기 <21>
[LH-경남일보 기획] 천년도시 진주의 향기 <21>
  • 경남일보
  • 승인 2018.01.25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난 극복의 유등, 현대 예술로 재탄생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참여한 관람객들의 인파로 가득하다

◇탄생과 역사성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949년 진주에서 탄생한 지방문화예술제의 효시 개천예술제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다. 모두가 살기 어려웠던 시절 개천예술제는 문화 예술을 구심점으로 가난과 고통을 극복하고 단결과 화합으로 승화하는 한마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70년대 들어 순수예술제가 쇠퇴하면서 다른 일선 시, 군에서 개최하는 지역 축제들과 차별성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진주문화예술재단은 개혁과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새로운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하는 시대적 소명 앞에 맞닥뜨린다. 1995년 ‘개천예술제 발전기획위원회’가 출범했고 급기야 2000년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서막을 연다. 그때까지만 해도 개천예술제 중 하나의 컨텐츠에 불과했던 유등놀이가 축제의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역사적 의미는 남다르다. 유등은 임진왜란 때 진주의 역군이 3800여명에 지나지 않는 병력으로 진주성을 침략한 2만여 왜군을 격퇴해 민족의 자존심을 드높인 이른바 ‘진주성대첩’ 대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데 있다.

당시 전쟁 통에 군과 군 사이에 신호 및 연락용으로 풍등을 하늘에 올려서 상호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토록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남강에 유등을 띄워 고향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고 염려하는 소식을 전한데서 비롯된 역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유등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유래부터 시작된 유등은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희생된 7만여 명의 넋을 추모하는 뜻도 담고 있다. 1593년 6월 29일 왜군의 진주성 전투 때 7만의 민관군이 순국했고 후일, 진주 사람들은 임진 계사년(壬辰癸巳年) 국난극복에 몸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남강에 유등을 띄웠다. 이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로 자리 잡았다.

진주 남강 등 진주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천년역사의 유서 깊은 도시, 진주의 역사성과 전통성이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축제로 면모를 갖춘다.

 

▲ 2017년 주제등(燈)인 한국의 세시풍속


◇발전과정

한 단계 한 단계 발전을 거듭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성장궤적을 보면 타 지자체 축제와 비교우위에 있다.

2000년 국제등축제에서 서막을 연다. 첫 1∼2회 때는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아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보잘 것이 없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등(燈)을 제작하는 작가나 축제기반시설이 부족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그럼에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이를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2년만인 2002년 소망등달기 풍등날리기 행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축제로 발돋움한다.

다시 2년만인 2004년 문화관광부 지정 ‘육성축제’로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도시축제로서 국내 관광객유치에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야간축제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이때부터 등 산업이 발전한 중국 자공등회와 기술교류협약을 체결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유등축제의 발전가능성을 보게 된다. 진주성 야간조명 시설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았다. 행사장 시설물을 전면 등으로 한다는 모티브를 정해 안내판에서부터 유람선 선상을 등으로 제작했다.

2005년에는 한 단계 더 발전해 육성축제에서 ‘우수축제’로 발돋움한다. 읍, 면, 동거리퍼레이드 등을 이용한 이벤트나 지역예술과의 연계에 중점을 뒀다.

2006년∼2009년까지 4년 연속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축제’에 선정되기에 이른다. 이 시기에는 유등의 의미를 더 살려 ‘움직이는 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관람객이 움직이는 등을 가까이서 보면서 실감할 수 있도록 유람선을 실비로 운영하는 묘를 살렸다.

2007년에는 규모를 천수교 아래 음악분수대까지 확장해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패밀리 존을 완성했다. 우천에 대비해 돌과 잔디로 행사 길을 만들고 만경강변 분수대로 이어지는 제 2부교까지 설치했다. 부교 이용료는 자립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와 광고수익을 포함해 40%에 달하는 재정자립도를 갖추게됐다. 한때 등의 색깔이 원색에 가까워 너무 강렬하다는 지적이 나와 색상을 파스텔 톤으로 바꿔 시민들의 욕구에 부응했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취소돼 숨고르기를 한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일취월장한다. 2010년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진주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제91회 전국체육대회와 연계함으로써 축제와 체육대회가 윈-윈하는 상승효과를 일으켰다. 이는 전국적인 명성과 함께 소망하던 대표축제 최고축제의 지위까지 얻는 결과를 낳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대한민국 대표축제 2개, 최우수축제 8개, 우수축제 12개를 선정,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8억원에 달하는 정부지원금을 받았으며 한국관광공사가 직접 나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를 대행해 줌으로서 유등축제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때부터 진주성 안에 ‘조선시대풍습’ 이라는 테마의 주제관을 설치했다. 이 시기에 남강유등축제는 세계축제협회(IFEA)가 시상하는 경쟁력 있는 축제대상 피너클 어워드에서 금상 3개를 휩쓴다.

▲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하일라이트 남강유등축제


◇글로벌 축제로 도약

세계적인 축제의 가능성을 보인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3년 2월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과 한국전쟁 참전 60주년을 기해 캐나다 진출을 확정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시 중심가 컨페더레이션 공원에 1300기의 소망등 터널과 대형등 6기, 전통등 20기가 설치됐다. 이는 현지 관광객들은 물론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를 비롯, 로제르스 TV, CHIN라디오 등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진주시장을 대표로 한 한국 측 대표단의 방문은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우호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 9월에는 미국 LA한인축제에 614개의 등이 진출하면서 미국 진출의 활로를 개척했고, 이어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3개월간 유등이 전시됐다.

2015년에는 미국 남부 히달고 시의 보더페스트에 진출함과 동시에 국내 유등 작가가 직접 히달고시의 학교에서 창작등 만들기 프로그램을 교육함으로서 우리 진주지역 고유의 문화인 유등의 가치를 확인시켰다.

남강유등축제는 전면 유료화 과정을 거친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중단으로 명예 퇴진한 축제들이 열악한 지방재정과 맞물려 자생력 확보에 어려움을 격고 있는 현실을 감안, 유등축제는 2015년부터 전면 유료화를 시행한다.

첫해에는 전면 유료화를 통해 자립형 글로벌 축제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의 성공 선진사례를 조사해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적합한 모델을 찾고자 했다. 이는 각계의 우려와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이 결과로 2015년 80%, 2016년 85%, 2017년에는 110% 재정자립도를 달성함으로써 문화관광축제의 자생력을 갖춘다.

 

▲ 미국 텍사스 주 히달고 시 보더페스트에 진출한 진주유등(燈)



◇2017진주남강유등축제와 문화관광축제의 자립화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과 연계해 ‘한국의 세시풍속’이라는 부제에 ‘어화燈燈 진주夜’ 라는 소주제를 더해, 보다 한국적인 진주의 밤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설, 추석, 단오 등 우리고유의 전통문화와 풍습을 등으로 선보이며 한복입기체험 추석맞춤형 축제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자생력을 갖춘 원년이 된다. 정부는 1995년도부터 외래 관광객 유치 확대 및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지역축제 가운데 관광 상품성이 높은 축제를 문화관광축제로 지정해 지원 육성했다. 2010년부터는 경쟁력 있는 축제에 대한 집중 지원과 유사축제 통폐합 유도를 위해 이른바 축제일몰제(명예 퇴진제)를 시행했다. 축제일몰제는 2010년 기준으로 우수 등급 이상으로 3년 연속 우수축제로 지정될 경우 문화관광축제에서 제외시키고 정부지원도 중단하는 제도이다. 대표축제는 3회까지만 지원하고 최우수 축제 등은 등급별 3회 연속(유망축제는 4회), 총 7회까지만 지원하는 등급별 지원기간 한도를 설정했다. 지원이 종료되는 대표축제는 명예대표축제로 간접 지원하는 제도이다. 전면유로화에는 문화관광축제도 자생력을 갖춰야한다는 배경이 저변에 있음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의의와 평가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세계 각국의 축제 마니아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축제로 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성공적인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앞으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세계 5대 축제진입이라는 글로벌한 꿈을 갖고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서영수 이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2017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관람객이 우산을 쓴채 앵두등 밑으로 지나가는 모습.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