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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STEM교육에 인문학 융합 절실
김향숙(객원논설위원 인제대학교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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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9  16: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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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교육에서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인 ‘STEM(스템)’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의 줄임말로, 미래 사회를 선도할 핵심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공학분야를 통칭한다. 첨단 과학 기술이 바로 국력이라는 인식 탓에 2000년대부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STEM교육을 지원하고 장려하려는 정책을 적극 도입하였다. 그 후 STEM에 예술(Art)를 추가한 STEAM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 중 하나는 인문학이 상대적 무관심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STEM을 강조한 결과로 이공계전공생은 크게 늘어난 반면에 인문학 분야 학생 수와 정부 지원은 매우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학위 취득은 교양과 지식을 추구하는 소크라틱 교육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졸업 후 고연봉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수단이며, 각 대학 신입생 모집 홍보 및 대학 평가 항목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졸업생 취업률이 되었다.

시대적으로 우리는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이 이제는 삶 전반의 가장 기본적인 면모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데이터 가공과 관리 방식은 개인과 사회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전통적 패턴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첨단 의학기술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생명의 형태를 창조해냄으로써 삶은 물론 근본적인 생명에 대한 정의와 가치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온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단순히 스마트폰 속 개인비서 역할이나 게임플랫폼 수준을 넘어 발전함은 물론이고, 지구 밖 현실이 머지않아 인류의 실제가 되면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되어졌던 인간으로서의 삶과 존재라는 경험 그 자체마저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 현실의 경계를 확장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지금이야말로 삶과 현실 속에서의 존재 경험과 가치를 추구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분석이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함을 인식해야만 할 때이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은 음악, 예술, 문학과 함께 인간의 창조, 그리고 그 창조물과 부산물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도맡아 했고, 인간들의 일상적 삶은 물론이고 그들이 현실(reality)속에서 겪는 복잡하며 윤리적이고 사고적인 개념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도왔으며, 인간 개개인 삶의 가치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추구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결국 인문학은 눈앞에 보이는 실용성을 한 단계 넘어 인간 존재와 그 상태 전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유도하는 거대한 사고 과정이며 문제 해결 과정이다. 개인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사회에서 자기의 의미와 사회가치를 찾는 계기를 발견한다. 그러므로 인문학적 비판사고는 단순한 문제 해결을 초월한 것이며, 학문적 차원이 아니더라도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빅데이터와 컴퓨팅 중심의 4차 산업시대에 돌입한 지금 STEM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고, 학생들이 졸업 후 생산적인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취업 과정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인문학을 희생하면서 STEM에 대한 과열을 조장하는 것이 과연 장기적 국가비전을 위해 옳은 교육 방향인지에 대한 정밀검토가 요구된다. “요즘 사회는 철학가가 아닌 용접공을 더 필요로 한다”며 인문학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적 실용성과 단편적 수익성만으로 교육을 강조해 나가는 것은 인류사회가 과학기술 개발에만 치우친 외발 성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STEM교육과 인문학의 융합을 적극 주장한다.

 
김향숙(객원논설위원 인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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