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 전하는 "보고있나"의 사연
캡틴이 전하는 "보고있나"의 사연
  • 연합뉴스
  • 승인 2018.01.3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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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보고 있나.’

28일 끝난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정현(29위·한국체대)이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를 꺾은 뒤 TV 중계 카메라 위에 적어 화제가 된 문구다.

정현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삼성증권 시절 김일순 감독님과 약속했다”며 “팀이 해체되고 감독님 마음고생이 심하셔서 이렇게나마 위로해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일순(49) 전 감독은 30일 “그게 사실 사연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김일순 감독은 “팀 해체 얘기가 나온 것이 (정)현이가 고3 때인 2014년이었다”고 회상하며 “그때 현이에게는 ‘우리가 잘하면 계속 갈 수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현이는 그걸 실제로 믿고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마침 그해에 정현이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해에 어느 때쯤인가 현이가 ‘이 정도 하면 되나요’라고 물어왔다. 그래서 ‘야, 이걸로는 안돼. 적어도 그랜드 슬램 8강은 가야지’라고 지나가는 말로 둘러댔다.”

어쩌면 그때 그 이야기에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8강에 오른 정현이 카메라에 대고 김 전 감독에게 마치 ‘보셨죠, 이제 진짜 8강에 갔어요’라고 말하듯이 사인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감독은 “그 이후에는 현이도 팀 해체를 받아들이고 사실을 다 알았지만, 처음에는 좋은 성적을 내면 다시 모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래도 저희가 그걸 무슨 굉장히 ‘신파조’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물론 처음에는 다음 진로가 정해지지 않아서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지만 서로 신뢰가 있었고, 다들 흩어졌어도 각자 위치에서 잘하고 있기 때문에 팀 해체에 대해서 그렇게 오래 담아두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정현(29위)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를 꺾은 뒤 TV 중계 카메라 위에 문구를 적고 있다.
정현(29위)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를 꺾은 뒤 TV 중계 카메라 위에 적은 ‘보고있나’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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