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不知何歲月 53년의 남부내륙철도
이수기(논설고문)
[경일시론]不知何歲月 53년의 남부내륙철도
이수기(논설고문)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1 15: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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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는 김삼선(金三線)이란 이름으로 1966년 11월 9일 김천서, 10일 진주서 기공식을 가졌다. 사업비 조달 등의 문제로 1년 뒤 공정률 0.6%에서 중단됐다. 박정희 정권 당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포함, 기공식을 가진 후 53년 간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다. 지금 남부내륙철도는 6조여원이 예상되는 김천∼진주~거제 간 191㎞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다. 경남·북에서 줄기찬 건의로 결국 50여년 만인 2011년 4월 국토교통부가 확정, 고시한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의 후반기(2016~2020) 사업에 포함됐다. 제18대 대선 때 공약에도 반영됐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포함됐다. 정부의 중간점검에서 비용 편익분석이 낮게 나와 조기착공이 주춤, 지역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는 것이다.


首陽山陰江東八十里 인재부재

남부내륙철도는 2014년부터 진행된 예비타당성조사의 비용편익비(B/C)이 낮아 정부재정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지난해 5월 민간제안사업에 대해 민자적격성조사를 KDI에 의뢰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사회할인률이 5.5%에서 4.5%로 낮아졌지만 늦어지고 있다. (B/C)경제성만 따지면 지방은 다 죽는다. 오랜 기간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여 온 정부에 비해 민간 기업에서 투자를 하겠다고 계획서를 내민 상태이다. 경남도, 서부경남 지자체, 상공계, 지방의회는 정부에 건설을 앞당겨야 할 이유를 제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을 찾아 조기 착공을 건의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수도권과 남해안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교통망으로 경남·북 내륙과 남해안권의 인적·물적 접근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 꾸준히 설득해 왔다. 8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10조원대의 생산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지역에 큰 인물이 없어 추진이 잘 안 되고 있다. 지역의 인재를 키워야 지역발전도 되고 인물도 큰다. 차기 총선, 대선에선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현재 정치권 인물은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고사에 수양산음강동팔십리(首陽山陰江東八十里)간다 처럼 그 그늘이 팔십리 안의 사람들에게 더불어 덕을 보고, 훌륭한 지도자나 인재를 만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본다는 의미다. 국가 경영은 사람이 한다. 정부 요로에 창구 역할을 해 줄 지역인물들이 없다는 것은 지역의 각종 현안 사업의 예산 확보에 차질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역의 낙후가 불 보듯 뻔해지는 이유다. 걸출한 인물만 있으면 중앙 무대에서 지역 일을 하는데 수월하다. 진주~대전간 고속도로는 권익현(權翊鉉)이란 큰 인물이 있었기에 됐다.

민주당과 국민당은 새해 예산안 통과 직전, 호남 무안경유 KTX 노선에 무려 예타 없이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른 철도사업도 예타 없이 진행됐다. 막상 중앙에 가서 일을 하려고 보면 줄 댈 곳이 마땅치 않다. 권부 상징인 청와대는 물론 국회, 행정부, 사법부 등도 인물이 별로다. 진주를 비롯, 서부경남은 공황 상태에 빠져들 만큼 소외의식을 느끼고 있다. 지역 정서를 대변할 만한 거물급 정치인도 없다. 현 정치인은 정권 실세들과는 거리가 멀다.



강산 5 섯번 변해도 착공 못해

예전만 같지 않지만 지금도 인맥으로 모든 일이 이어지는 여파가 우리 사회를 지배, 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권부는 권부대로, 관료는 관료대로 연줄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지역인재부재인 ‘동아밧줄’이 없어 인적네트워크 형성이 별로다. 지역발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남부내륙철도는 강산이 5번이나 더 변해도 소리만 요란한 채 53년간 건의만 하는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상태를 보면 전국 6대 낙후지역에 속하는 서부경남의 발전기대가 결과적으로 크게 어긋나고 있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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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fhddl 2018-02-02 10:21:41
옳은말씀이시고 지당하신 지적이십니다. 서부지역 도민과 함께 총 궐기하여 남부내륙 철도 꿈을 실현시킵시다. 국가의 균형발전에 전국민이 관심을 갖이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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