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인생과 삶이란
[월요단상]인생과 삶이란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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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어릴수록 세상을 보는 눈에는 모든 게 아름답고 신비한 것으로만 가득차 있지 않을까 한다. 어릴 땐 사색은커녕 근심이 있다 해도 그것을 괴로움이라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근심거리가 있다는 건 현실을 사실 그대로 내다볼 때 가능한 것이며 또한 그만큼 사색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 땐 아무런 의심도 없이 사람의 말을 꾸밈없이 받아 드리고 슬퍼도, 잃지 않는 건 지니고 있는 꿈이라고 봐야 한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나면 신비한 세계 속에서 마치 저 먼 창공의 별들처럼 빛나는 그러한 꿈들도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나이가 들어 젊은이가 되어서도 그 청춘이 다가도록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젊음을 불태운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시절의 남녀들은 덜 익은 과일처럼 어설픈 것이 그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시절 또한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나이가 들고 불혹이 되어서야 비로소 모든 것은 정리되고 어른스러워 진다는 점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인생이라는 삶에서 고상하고 우아한 멋으로 살아보고 싶은 때는 언제일까? 행복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시기 또한 어느 때란 말인가. 생활에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건 불행의 반대의 뜻이기도 하지만, 참된 행복이란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발전하여 보다 완전한 상태일 때 얻어지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삶의 보람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삶의 보람 속에서 생명의 찬미를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느끼지 않을까 한다.

자신의 삶에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느끼는 시기는 어린 시절과 젊음이 지난 다음이 아닐까 한다. 젊은 시절에는 옳고 그름에 대해 궁리(窮理)하기 때문에, 쉽게 감동을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그래서 젊을 때에는 행복감에 가득 찰 수 있겠지만 중년에 비하면 잘못되고 모자라는 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결점 또한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테면 올바른 판단이란 몸소 겪고 치러 보아야 얻어지는 지혜이기 때문에 부족한 경험으로는 판단하는 능력이 때때로 빗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행복과 인생의 멋을 알고 살아갈 수 있는 시기는 바로 중년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행복 속에서 활동하며 인생을 고상한 품격이나 운치로써 살아갈 수 있는 시기 또한 얼마나 될까? 중년이란 추억하며 살아가는 노년기의 문턱일 수 있다. 결국 누구의 인생이든 참된 행복을 알 때쯤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는 게 인생이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창조적인 생활과 누군가를 사랑하며 사색해 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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